불씨가 남은 문준영 사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얼마전 소속사 신주학 대표에게 전쟁을 선포했던 제국의 아이들의 문준영이 소속사 대표와 갈등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하루만에 이럴꺼면 뭐하러 사장 비리를 온 천하에 알릴 것 처럼 했냐”며 문준영을 철부지로 만들고 상황은 봉합됐지만, 기획사와 소속 가수간 수익정산의 갈등은 여전히 수면 아래에서 상존하고 있다.

문준영은 “저희 8명 앞에서 눈물 보이며 사죄하는 한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의 그 눈물을 보니까 더 지켜주고싶은 거에요. 이랬든 저랬든 내가 믿었던 사람이고 지금은 같은 편이니까.. 9명이서 똘똘 뭉쳤다는거 확실하게 말씀드릴게요”라고 전했다.

그런데 대표가 사과만 한 것인지, 회사와 가수의 수익배분을 7대 3이나 6대 4에서 가수에게 가는 몫을 늘려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문준영의 글이나 스타제국의 보도자료는 오해가 대화를 통해 이해하게 됐다고만 돼 있다. ”눈물의 사죄 받았다”고 끝날 사안은 아니다.


이번 사태는 한편의 통속 또는 막장드라마였다. 느닷없이 아이돌 가수의 한 멤버가 수익금을 앗아가는 사장을 고발하면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기자들에게까지 도와달라 했다가 하루만에 자기들끼리 잘못인정→감동→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버렸다.

이번 사태로 문준영과 소속사간 수익배분에 문제가 있음은 드러났다. 이 문제를 건드리기 위해 막상 나섰으나 홀로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보니 문제가 덮여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사라졌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가수와 소속사간의 갈등은 카라 사태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수익분배의 문제다. 수익분배가 얽혀서 생기는 불신구조라고 할 수 있다. 카라의 3인은 “합리적인 매니지먼트를 요구”했지만 그 속에는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소속사에 대한 항변이 포함돼 있었다. 문준영은 아예 “피 묻은 돈이 어디갔을까”라는 질문으로 정산 불투명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요즘 가요기획제작사들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 정산을 희미하게 하지 않는다. 정확한 설명이 부족했을 때도 있다. 비용처리 등에 대한 양측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준영 사태를 해프닝으로 끝내지 말고, 해당가수와 소속사가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지를 알려줬으면 한다. 그것은 대중이 기획사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을 걷어내게 할 수 있고, 관계자들에게는 가수와 소속사간 수익분배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하나의 힌트로 삼게 할 수 있다.

한광희는 “문준영이 소속사에서 돈받고 사태가 무마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감성마케팅도 아니고, CEO의 눈물 하나로 해결된 건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문준영은 다시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저만 생각해서 돈을 받고 입을 막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그게 아닙니다.(중략) 피하냐고요? 아니요. 잠시 휴전이라니까요”라고 소속사와의 갈등에 대해 재언급하는 걸 보면 갈등 상황이 다시 표출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문준영이 또 다시 전쟁 재개를 선포하고 눈물을 흘렸다는 CEO, 이런 건 다시 보여주면 안된다.

문준영은 제국의 아이들의 리더라 하지만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문준영이 한광희 박형식 임시완 등 그룹내 다른 멤버들과 수입 액수가 달라 개별정산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해결하고 있는지를 알려줄 필요가 생겼다. 불신과 의혹을 떨칠 수 있는 건 봉합이 아니라 해결 과정의 공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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