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PD 본질은 사기꾼이야”에 성공비결이 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나영석 PD와 이서진의 조합이 다시 한번 통했다. tvN 새 예능 ‘삼시세끼’가 나영석 PD-이서진의 티격태격 케미, ‘옥빙구’ 옥택연의 허당 매력, 이서진과 택연의 엄마로 나왔던 게스트 윤여정과 촤화정의 돌직구, 이들간의 끊임없이 터지는 소박한 웃음으로 첫 방송부터 순항을 알렸다. 17일 방송된 첫회는 시청률 평균 4.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그렇다면 나영석 PD의 리얼리티 예능, 여행 버라이어티는 왜 항상 잘 될까? 메인 출연자가 계속 “이 프로그램 망했다”라고 말하는 데도 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게스트로 온 윤여정이 “나영석PD, 허명이야, 나영석 본질이 사기꾼이야”라고 말한 데 해답이 있다. 윤여정은 자신이 출연한 미국 드라마의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진실되더라”면서, 그런데 “나영석은 사기꾼이야”라고 말했다.

나영석은 출연자에게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서진은 “농촌에서 음식을 주제로 한다는 정도였지, 이 정도로 고생시키는 프로그램인줄 몰랐다”고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적이 있다. 게스트인 윤여정과 최화정에게도 어떤 켄셉인지를 알려주지 않았으니 촤화정은 짧은 바지에 와인을 가지고와 파티하는 줄 알고 있었다.


당연히 현장에 와보면 ‘멘붕‘이 일어난다. 예측불가, 불협화음, 막말, 자학(윤여정이 현장에 와보고 우리가 미친 X이지 라고 했다)이 이어지고 손발이 안맞을 수밖에 없다.

나영석 PD가 출연자들에게 돌발적인 상황을 만들어놓고 출연자들을 ‘멘붕’에 빠트리는 건 상습적인 수법이다. 40대 꽃청춘은 김치찌개 집에 모이라고 해놓고, 4시간 후 떠나는 페루행 비행기 티켓을 내밀었다. 라오스 편도 몰래카메라로 유연석, 손호준, 바로를 여행지로 바로 데려갔다. 이렇게 나 PD가 출연자들을 흔드는 이유가 있다.

나영석 PD는 “이렇게 흔들어놔야 본성(본심), 속에 있는 것들이 나오기 좋다”면서 “그렇지 않고 그냥 다니면 윤상 같은 사람이 불면증, 알콜의존증 같은 속에 있는 걸 이야기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나영석 PD는 “마음속에 있는 걸 털어놓은 출연자들은 막상 말하고 나니 시원했다고들 말씀하신다”면서 “우리 제작진은 그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을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다”고 전했다. 이어 “출연진을 속이는 장치는 연예인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계획 없이 무작정, 친구만 있으면 떠난다는 설정이다. 오히려 짜릿한 순간이라 생각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여행을 시작한다는 의미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나 PD는 겉으로는 여행프로그램, 요리 프로그램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모두 사람에 대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또 강원도 정선의 시골에서 깨끗한 재료로 마음을 담아 요리를 만드는 그림들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시청자에게 전달하려는 감성은 모든 인간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그러면서 살고 있고, 그안에서 해답을 찾으려 하고, 각기 모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나영석 PD와 이서진의 티격태격 매력은 ‘삼시세끼’에서도 이어졌다. 나영석 PD가 씨앗을 주며 싹을 틔워 오라고 하자, 하루하루 살뜰히 화분을 돌본 옥택연과 달리 이서진은 무심하게 자신의 어머니에게 화분을 맡겨 키워달라고 하는가 하면, “관심도 없다”, “(화분이) 죽었으면 좋겠다” 등 독설을 내뱉어 특유의 ‘투덜이’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여기에 나 PD는 툴툴거리는 이서진을 아랑곳하지 않고 무밥, 달래된장국, 파전, 수수밥 등 각종 향토적인 메뉴를 제시하고, 센스 넘치는 자막 또한 선보이며 톰과 제리 같은 앙숙 케미를 보여줬다.

입으로는 늘 툴툴거리지만 막상 시키면 곧잘 해내곤 하는 이서진과 달리, 옥택연은 의외의 허당 매력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론에 빠삭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지만 막상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2%씩 부족했던 것. 쌀을 제대로 씻지도 않고 아궁이에 넣어 밥을 짓는가 하면, 뿌리채 먹는 달래를 이파리만 뽑아 와 엉뚱한 달래 된장찌개를 만들어내 ‘옥빙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어르신들을 모시던 ‘꽃할배’와 달리 ‘삼시세끼’에서는 후배인 옥택연에게 다 시키려고 했던 이서진의 계획은 옥택연의 허당 매력에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자신이 나서 요리를 해야 했다.

또한 요즘 시골보다 더 아날로그적인 환경에서 도회적인 두 남자가 펼치는 말도 안 되는 좌충우돌 요리 결과는 끊임없는 웃음을 선사했다. 수수밥을 만들기 위해 수수를 직접 베어 털어내거나, 말린 고추를 절구에 빻아 맷돌로 갈아 고춧가루를 만드는 등 평소에는 쉽게 때웠을 한 끼를 고생스럽게 먹는 모습이 소박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게스트로 찾아온 윤여정과 최화정은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유쾌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이서진, 옥택연과 케미를 자랑해, 방송 내내 따뜻한 웃음꽃을 피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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