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임시완과 강소라의 대조적인 존재감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tvN 금토드라마 ‘미생’이 17일 첫 방송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남자주인공 장그래를 맡은 임시완은 낙하산으로 대기업에 입사하고도 직장인의 애환을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반면 여주인공 안영이 역을 맡은 강소라는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몸매를 강조하는 캐릭터를 선보였으나 연기가 어색하고 존재감이 떨어졌다. 강소라는 ‘드림하이2’ 등에서도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가수들보다 못한 어설픈 연기를 보여준 바 있고, 이번에는 조연이 아닌 주연인 만큼 좀 더 캐릭터와 스토리와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주어야할 것 같다.

하지만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임시완의 현실감 있는 연기와 원작에서 실제가 된 듯한 이성민의 강렬한 첫 등장, 스펙 좋은 엘리트 신입사원을 맡은 강하늘의 연기력 등은 극에 대한 몰입을 더욱 높였다.


이날은 주인공 장그래가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고군분투기를 통해 직장인의 애환을 담았다. 

바둑연습생으로 입단에 실패해, 고졸검정고시가 최종 학력인 장그래는 스펙, 특기,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턴이라는 꼬리표로 대기업 문턱을 밟았다가 같은 팀 상사인 오상식과장(이성민 분)과 김동식대리(김대명 분)에게는 물론, 인턴 동료들에게도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가 됐다.

장그래는 인턴 동료들과 함께 오징어젓 속 꼴뚜기를 분별하는 작업에 차출돼 현장 지원을 가게 됐다. 엄청난 양의 오징어젓 통을 일일히 들춰가며 고된 일을 묵묵히 감당했지만 동료들의 따돌림으로 냉동창고에 혼자 남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오래도록 해야했다. 

결국 뒤늦게 사무실로 복귀하긴 했지만 작업으로 더러워진 양복을 입은 채 잔업을 처리하기 위해 회식자리에 끼지 못한 장그래는 “내가 열심히 했다고? 아니.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 거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는 내레이션으로 애잔함을 남겼다.

‘미생’ 1화를 시청한 시청자들은 “정말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 같아서. 냉정한 현실을 겪는 장그래에 공감이 가면서도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더 열심히 이겨낼 장그래를 응원한다”, “10년 차 직장인인데 처음 일 시작했을 때 생각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장그래가 너무 안쓰러웠다. 임시완의 깊이 있는 연기에 완전 몰입해서 봤다. 눈물이 주륵주륵”, “막장과 러브라인 없이도 이렇게 재미있고 공감가는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다니. 오랜만에 진짜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라며 뜨거운 응원 댓글을 남겼다.

‘미생‘이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고군분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오늘 우리의 회사원들의 눈물 겨운 우정 이야기를 어떻게 그릴지 궁금해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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