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주총 당시 이사회와 이른바 프록시 대결까지 벌인 일부 주주들은 여전히 이사진 구성에 불만을 표하면서 필요하다면 또 한번의 세 대결도 불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 이들 주주들은 조혜영 행장을 포함한 은행 매니지먼트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며 은행 경영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다.
일부 주주란 지난 2010년 태평양은행의 증자 과정에서 대주주가 됐던 윌리엄 박 PMC뱅콥 회장을 중심으로 한 신규 투자자들로 현재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약 30%다.
이들은 이사진 보유 총 주식수(약 25%)에 비해 지분이 더 많은 자신들이 두 명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단결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자 그룹은 자신들이 태평양은행이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지난 2010년 1210만달러(당시 약 40%)를 투자, 은행을 위기에서 구한 공로가 있음에도 현 이사진이 그 후 주총 등을 통해 자신들을 따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 주주는 “지난 2013년 주총 당시 현 이사진이 신규 투자그룹에게 이사 한 명의 선임을 약속했지만 주총 이후 이를 저버렸다”며 “올해 주총도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우호지분을 동원해 증자를 마무리 했다. 특히 현 은행 주주들의 증자가 충분히 가능한데도 모 이사를 10% 이상 은행 투자자로 만들어 감독국의 승인까지 받아내는 것은 주주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다 “고 전했다. 이 주주는 이어 “대다수 은행들이 경영진 및 이사진의 개편을 통해 은행의 발전을 도모한다. 하지만 태평양 은행만 기존 이사진 유지에 올인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 이사진들은 일단 6인 이사회 체제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신규 주주 측 인사인 로버트 화이트 이사가 영입되면서 영어로 이사회를 진행하는 것과 내부 의견이 신규 주주들에게 전해지는 위험이 있지만 한 명의 외부 이사로는 자신들의 세를 흔들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지적이 은행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