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이 최근 내놓은 책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중앙북스)에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예능PD 6명의 스타일을 풀어나갔는데, 나영석 PD의 키워드를 ‘미완성’이라고 했다.(서수민-관계, 신원호-무경계, 김용범-스토리텔링, 신형관-마니아, 김태호-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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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는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저자의 질문에 “즉흥성, 재미, 사람 냄새 나는 것, 정, 감동이다. 흔한 말로 리얼리티라고 하는 진정성 같은 것들을 좋아한다“면서 “‘1박2일’이건 ‘꽃보다~’건 ‘삼시세끼’이건 제가 시청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포인트는 거의 같다. 약간씩 다르게 변주하는 것뿐이다”고 밝혔다.
나영석 PD는 “전 직장에서 ‘1박2일’을 했으니까, 새 직장에서는 전혀 색다른 걸 시도해서 대중을 감짝 놀라게 해줘야지 하는 욕심이 생겼었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좋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들려고 이 일을 시작했던 건데 그냥 좋아하는 걸 하자고 생각해 여행이라는 범주안에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나 PD는 “사람들은 TV를 볼때 진짜와 가짜를 정확히 구별할 줄 안다. 겉맛이 아니라 진짜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차린다. 50년지기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이라면 누가 봐도 진정성이 느껴질 거다. 어르신과 배낭여행의 조합, 올드한 코드와 청춘 코드가 부딪치면 재미라는 스파크가 튀게 되어있다고 확신했다”면서 “‘꽃보다 누나’도 여배우라는 폐쇄적이고 온실속의 화초 같은 이미지니까, 그분들을 온실에서 꺼내어 야생에 던져놓으면 당연히 재미라는 스파크는 튈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나 PD는 “리얼이라고 연출이 안들어가는 건 아니다. 그건 여행이지 방송 프로그램은 아니니까. 대본도 없고 미션도 거의 없지만 보이지 않는 자극을 끼워 넣어 긴장감을 더한다”면서 “‘1박2일’에는 강호동이라는 유능한 MC가 있었는데 ‘꽃보다~’에는 예능인들이 아니니까 묻기 전에는 대답을 안한다. 그래서 제가 자꾸 끼어든다”고 말했다.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는 6명의 예능 PD를 대상으로 그들도 직장인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그들만의 일하는 법을 프로그램 제작기와 연결하여 풀어낸 책이다. 그들이 과연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 성공시켜 왔는지와 정체기를 겪었을 때 어떻게 극복해냈는지, 실의에 빠진 후배에게 어떻게 조언했으며, 상사는 어떻게 설득하는지까지 제시해 직장인에게도 믿음직한 선배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