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한인 의류업계 보너스 주자니 돈없고,안주자니 걱정

의류업계전경

“아~ 옛날이여~!”

최악의 한해를 보낸 LA 한인의류업계 종사자들에게 연말 보너스 기상도는 무척 흐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전반적인 한인커뮤니티 연말경기까지 먹구름이 퍼지고 있다.

지금에 비해 경기 상황이 좋았던 지난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의류업계 종사자들이 연말에 받았던 보너스는 많게는 2개월치에 달하는 월급 수준이었다. 이후 금융위기를 비롯한 장기간에 이어진 경기 침체로 인해 보너스 봉투의 두께는 차츰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2~4주간 받는 주급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유급으로 2주간 받았던 연말 휴가 역시 최근 2~3년 사이 1주는 무급으로 나머지 1주일은 유급으로 대체된 곳이 대부분이다. 일부 업체는 아예 1주일 가량만 쉬는 경우도 늘고 있다.

매년 줄어드는 연말 보너스와 유급 휴가 기간이 올해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오랜 경기 침체 탓만 할수 없는 것이 올해 한인 의류업계의 현실이다.

올해 한인 의류업계는 대형소매유통업체인 러브컬처의 파산으로 인해 300개가 넘는 한인협력업체들이 3000만~5000만 달러 가량 납품한 물건대금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매주 토요일 편법적으로 열던 재고 처리용 소매 판매 역시 LA시와 주 정부 관련 기관들의 단속으로 크게 위축됐다. 이로 인해 업체당 연평균 10만~20만 달러 가량의 토요일 현금 매출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두 가지 악재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환경에 놓였던 이 지역 한인 업계에 일격을 가한 것은 지난 9월 연방 주요 사법기관이 합동으로 전격 집행한 마약자금 세탁 단속이었다. 그야말로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해 가뜩이나 어렵던 다운타운 의류업계의 실물경기를 처절하게 억누르고 말았다.

이어진 현금 매출 보고 규정 강화 정책으로 종전까지 1일 1만 달러의 신고기준액이 3000달러로 강화돼 대부분의 업주들이 현금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한인 의류업체 중 상당수는 현금으로 들어온 판매 대금 중 일부 혹은 전체를 직원들의 보너스나 선물구매에 사용하는 관행을 보여왔던게 공공연한 사실이었다.하지만 올해 갑자기 크게 달라진 판매 환경으로 인해 직원들에게 넉넉하게 연말 보너스를 주고 싶어도 줄 자금원이 없어진 업주들이 많아졌다.

한 업주는 “현재 쇼룸과 본사에서 2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1주일치 주급을 보너스로 지급해도 2만~2만5천달러에 달한다”라며 “여기에 추가로 1주일간의 유급까지 더하면 많게는 5만 달러에 달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장사도 잘되고 현금 판매도 많아 여유가 있었다면 과거처럼 1년간 수고한 직원들에게 한달치 가량의 보너스를 지급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1주일치를 지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올 한해 장사도 신통치 않았고 대형 악재들로 문을 닫은 업체들도 속출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업주들에게는 연말 보너스는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 해 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업주들이 많다. 경기 상황은 좋지 않지만 업체수는 해마다 늘고 있어 능력 있는 직원 구하기는 쉽지 않아 자칫 연말 보너스라도 적게 주면 다른 경쟁 업체로 이직하는 것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는 업주도 쉽게 눈에 띤다.

한 업주는 “회사 운영은 업주 혼자하는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특히 올해와 같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고생한 직원들은 외면 할수 없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너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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