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가 진정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 보완할 것

[홍콩=서병기 선임기자]3일 밤 홍콩 란타우에 위치한 아시아월드엑스포(AWE)에서 4시간에 걸쳐 진행된 ‘2014 MAMA’(Mnet Asian Music Awards)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 최대 음악 축제라 할만했다.

MAMA는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해 2009년 ‘MAMA’로 확대돼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개최지를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등 해외로 옮겨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의 산업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홍콩에서는 이번까지 3년 연속 개최됐다. 이제 외국 콘텐츠에 대해 규제와 심의가 심한 중국 본토,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만 열리게 되면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음악축제로 손색이 없다.


이날 시상식에서 서태지가 ‘크리스말로윈’을 부를 때 풍선으로 만든 고목나무가 흔들리는 무대와 태양이 ‘눈 코 입’을 부를 때 조명으로 흡사 태양계를 만들어낸 무대를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최고의 무대연출이었다.


이제 MAMA 제작진이 중국 CCTV, 강소위성 등 영향력 있는 중국매체들의 미팅 제의를 받고 있고, MAMA의 온라인 미디어 파트너도 중국 최대규모의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인 유쿠 투도우 그룹이라는 사실만으로 위력을 느낄만하다.


이번 MAMA는 유망한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경제 산업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중소기업들은 해외 박람회에서도 빅 바이어들과 상담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MAMA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초청한 뷰티, 패션업계 56개 중소기업들이 350여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왔다. 문화와 산업의 절묘한 콜라보레이션 효과라 할 수 있다. CJ E&M 김현수 팀장은 “연예인을 좋아하다 그들이 입는 옷과 액세서리를 좋아하게 된다”고 말했다. 엑소의 ‘중독’을 그대로 따라부를 정도의 강한 팬덤을 구성하고 있는 젊은 외국인 관객들은 그런 마케팅에 충분히 포섭될 만했다. 또 올해 MAMA는 유네스코와 함께 세계 빈곤국가의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걸스 에듀케이션’ 캠페인에 동참,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MAMA가 진정한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라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금 보완할 것도 눈에 띄었다. 명색이 아시아 최대음악축제인데 상의 90% 정도를 한국팀이 가져갔다. 무려 30개가 넘는 부문의 시상을 하면서, ‘Asian Artist of the Year’ 부문에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의 아티스트 한명씩 선정한 것 외에는 외국가수의 수상자는 없었다. 게다가 부문별 수상자를 선정하기전 발표하는 후보자를 보면, 마치 해답이 보이는 사지선다형 문제 같았다. K팝 한류 팬들을 다분히 의식한 수상자 발표를 잘못됐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 한국음악의 다양성을 알려줄 필요는 있다. 


이번 MAMA는 세계적인 알앤비 가수 존 레전드, 중화권 톱스타 알란탐, 홍콩 국민가수 진혁신, 유덕화 등 글로벌 스타들이 출연하고 한국가수와 콜라보도 펼쳤지만,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음악축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홍콩 등 외국팬들에게 팬덤이 강한 한국 가수는 엑소, 태양, 그리고 이의 지존은 지드래곤이었다. 이들을 화면에 비출 때마다 극성팬들의 환호에 다른 가수의 노래 소리와 소감발표가 간혹 묻혀버린 건 옥의 티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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