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류업계 덩치는 커지는데 체력은 허약?…주니어라인 쏠림..

업체수는 급증, 주니어 라인 쏠림 현상 심화

자바시장4
LA다운타운 한인의류업계가 외형은 커졌으나 주니어라인으로 쏠림현상이 심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른바 자바시장으로 불리는 다운타운 의류상가.

LA다운타운 패션디스트릭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한인의류업계의 덩치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올해까지 이 지역에서 업체를 운영중인 한인은 7년전인 2007년과 비교해 1000개 이상 크게 증가했다. 2년전 조사에 비해서도 309개나 되는 업체가 새롭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사이 문을 닫은 업체까지 더한다면 이 보다 더 많은 신규 업체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이 지역으로 진출했다고 볼수 있다.

업체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한인 의류업계의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탄탄한 기초 체력까지 더해졌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실상을 보면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업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품목별로 숫자를 분류해 보니 10대후반~20대 초반 여성이 주로 입는 주니어 라인 쏠림 현상이 2년사이 더욱 심화됐다. <표 참조>

12개 품목별 지난 2년간 업체수 변화를 보면 대부분의 품목에서 업체수가 줄었다. 특히 언더웨어(↓75.75%)나 드레스(↓55.66%)는 큰 폭의 감소률을 보였다.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유행에 민감한 의류를 만드는 품목인 ‘Women’s Contemporary’와 ‘Women’s Young Contemporary’ 관련 업체도 불황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한 채 각각 20.4%와 12%씩 관련업체수가 줄어들었다.

반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국한된 ‘Women’s Junior’라인은 2년사이 145.17%로 폭증,믿기 힘들 정도로 업체수가 크게 늘었다. 새롭게 문을 연 업체도 있지만 기존에 다른 품목을 취급하던 업체 중 상당수가 주력 품목을 변경해 이같은 현상을 나타냈다.

흔히 말하는 주니어 라인은 우먼스 컨템포러리, 우먼스 영 컨템포러리와 함께 10대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유행에 민감한 여성이 주 고객층이다.

하지만 주니어 라인은 다른 라인과 달리 10대부터 공략 대상으로 삼아 상대적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값싸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량은 많은 편이지만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 그만큼 판매후 영업 이익률은 적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주니어라인 심화

10년째 주니어라인을 주로 생산하는 한 업주는 “주니어 라인만 봤을때 300개 내외의 업체수가 유지되던 7년전을 보면 당시에도 물론 업체간 경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소 30%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업체수가 크게 늘어난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생산비용이 크게 올랐지만 납품 단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현재와 같은 납품 구조에서는 10%의 영업 이익도 내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주로 <포에버21>, <러브컬처>와 같은 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통체인에 납품하는 의류의 상당수가 주니어 라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7월 <러브컬처>가 파산보호신청을 하는 바람에 300개 이상의 업체의 미수대금 규모가 4000만 달러를 넘는 ‘재앙’ 수준이 된 것도 이같은 주니어 라인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주니어 라인 집중화 현상에 대해 일부 의류업계 원로들은 “남이 잘 된다면 무조건 따라한다는 한국인들의 특성상 어떻게 막겠냐”라면서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함께 망하는 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 이윤세 회장은 “의류 유통 업체 역시 다양한 경쟁 속에서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결국 유통 업체들은 LA지역 한인 의류업체들을 대상으로 더욱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더 빠르게 납품 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장 여건만 탓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얘기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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