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알아요. 저희가 부를께요. MR주세요“(관객, 웃음)
지난 10월17일커피프랜차이즈 달콤커피 대학로점에서 ‘K팝스타3’의 주인공 버나드박이 라이브 무대를 꾸몄다, 100여석 커피숍 좌석은 물론 창 밖까지 꽉 메운 라이브 현장은 뜨거웠고 여운이 길었다, 가수와 팬들은 응접실에서 대화를 나누듯 여느 공연장과 다른 살갑고 편한 하우스콘서트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1시간여 진행된 이날 콘서트에서 대미를 장식한 노래는 지난 10월 발표한 버나드 박의 첫 미니앨범 ‘난..’의 타이틀곡 ‘비포 더 레인’. 팬들은 라이브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떼창으로 버나드 박을 응원하고 환호했다.
달콤 커피 베란다 라이브가 신인 가수들의 새로운 라이브 무대로 각광받고 있다. 매달 라이브 가수를 선정해 커피숍에서 미니 콘서트를 진행하는 이 무대는 브랜드 공연으로 입소문이 나 마니아들이 생겨나고 있다, 버나드 박 외에 올해에만 홍대광, 주니엘, 박재정, 피프틴앤드, 브로, 제이래빗, 박시환, 록밴드 휴먼레이스 등 젊은 층의 호응도가 높은 가수들이 줄줄이 무대에 섰다. 커피숍 안에서 이뤄지는 공연인 만큼 꽉 차야 100명 안팎의 관객들이지만 겨울을 제외하곤 커피숍 바깥 거리에도 넘쳐날 정도로 인기다.
베란다 라이브는 낯선 형태는 아니다. 커피와 라이브 음악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보면 전통적인 라이브 카페와 다르지 않다, 다만, 70,80년대 통기타 가수 시절 사랑받아온 라이브 카페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배음으로 듣는 감상용에 그쳤다면 21세기 라이브 카페는 관객과 무대가 소통하는 소극장에 가깝다. 관객은 무대를 즐기고 가수에게 요구하고 위로하기까지 하는 쌍방향형 무대다.
라이브형 뮤직 카페의 등장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21세기 라이프스타일의 핵심인 카페가 일상생활의 주요한 부분으로 들어오고 스마트폰을 통한 나홀로 24시간 음악감상이 더해지면서 둘의 결합은 가장 자연스러운 문화형태가 됐다, 카페 라이브는 카페에서 혼자 즐기는 음악의 확장된 형태, 공유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음악시장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보다 가수가 되는 게 과거에 비해 쉬워졌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디지털 음원을 내고 가수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많은 가수들을 쏟아낸다. 그만큼 음악 시장은 공급이 크게 늘어 포화상태다. 음악팬들 역시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 접근성이 쉽고 빨라졌다, 그만큼 음악적 취향도 세분화되고 다채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SNS를 통해 정보를 나누며 취향을 공유하는 그룹핑이 이뤄지기도 한다,
과거 듣기만 하거나 보기만 하던 음악시장과는 달리 버스킹 공연이나 일반인이 참여하는 인디공연 등 음악시장은 다변화, 다양화되고 있다, 이런 시장의 요구와 달리 사실 가수들이 설 수있는 무대는 제한적이다. 신인가수들에게 무대는 더 요원하다. 관객 동원력이 약하기 때문에 소극장 무대도 신인들에게는 벅차다. 그렇다고 수요가 없는 건 아니다, 어떤 가수든 찾는 음악팬은 있기 마련이다.
음악틈새 시장이랄 미니 공연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가까이서 듣고 싶은 소비자의 요구와 팬을 만나고 싶어하는 가수들의 바램이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미니 공연장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대두된 것이다. 음악팬들은 미디어를 통해 흔히 볼수 없는 가수, 음원으로만 듣던 가수들을 직접 만나 갈증을 풀 수 있고 마땅한 무대와 홍보채널이 부족한 가수들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다. 베란다 라이브는 이 틈새시장을 읽어냈다.
지난해에 이어 지난 7월 두번째 베란다 라이브 무대를 꾸민 피프틴엔드는 “노래할 무대가 적었는데 다시 서게 돼 너무 기쁘다” 면서, “팬들과 가까이 하는 무대여서 더 설렌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아담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카페 라이브는 가수와 관객의 친밀도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숨소리와 느낌, 표정을 서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소극장 무대와도 다르다. 짜여지지 않은 콘서트의 틀 안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며 관객이 원하는 노래나 즉흥적인 이벤트가 가능한 것도 매력. 무엇보다 고가의 티켓이나 심지어 커피값 없이도 무료로 원하는 가수의 라이브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점은 비교불가다.
달콤커피의 경우, 이런 호응에 힘입어 체인점이 지난해 40개에서 올해 70개로 대폭 늘었다. 달콤커피 최효진 차장은 “오디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수들이 끊임없이 데뷔를 하고 있고, 수많은 신인급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별로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달콤커피 베란다 라이브 콘서트와 같은 소규모 무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