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짜리 ‘이불’?

[헤럴드경제=정희조 기자]초저예산 상업영화 ‘이불’(각본.감독 김한준/제작 포이미디어)로 또 한 번 저예산 영화계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3천만 원 이하라고는 하지만 후문에 의하면 8회 촬영에 2천만 원 이하의 제작비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다.

수익만을 위해 몇몇 인지도 있는 배우들의 노출을 전략으로 단관개봉 후 IPTV에서 상영하는 일반 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불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코믹, 멜로 장르의 영화로 제작비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감독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돋보인다.

특히, 초저예산 영화치고는 풍성한 등장인물과 다양한 설정이 독특하다.


이불은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근접해 있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특별히 이불 자체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흔치 않았다.

영화 이불은 생필품인 ‘이불’로 인해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표현하고 있는 이색 로맨스 코미디 영화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에피소드 3편을 독특한 이야기 속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내 관객에게 편안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3가지 이야기가 각각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져 마치 단편 3편을 보는 느낌도 들 수 있다.

물론, 19금 영화답게 배우의 노출 부분도 있지만, 영화의 내용상 그리고 음악과 더불어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전혀 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김한준 감독은 2013년 99초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진 감독으로 이번 영화는 빠듯한 예산과 제작 일정으로 다소 거친 기술적 미완성과 부족한 로케이션이 가장 아쉽다고 한다.

영화 초반은 주제에 대한 정의와 중반이후의 케릭터 설정을 표현하기 위해 다소 지루해보일 수 있으나 중반 이후 벌어지는 재미있고 두근거리는 이야기와 마무리 엔딩 부분이 영화 이불의 가장 볼만한 관전 포인트이다.

흔히 4억 미만을 저예산이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실제 2천만원 미만의 상업영화 제작 시도와 이 정도의 결과는 다시 한 번 고비용의 상업영화만을 고집하는 영화판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초저예산 영화라 극장에서의 상영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고 현재는 다운로드 사이트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지만, 네이버 영화 랭킹에서도 25위(1월 8일 기준)를 할 만큼 이미 관심이 뜨겁다.

영화 이불은 7,8일에 네이버,다음,곰티비,호핀 등 다운로드 서비스와 IPTV에서 상영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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