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오바마 ‘손발 묶기’ 나서나

청소년 불법체류자 추방 유예 이민개혁법 은행 위험투자 금지 ‘볼커룰’ 완화 법안 통과 오바마, 두 법안 거부권행사 공언 논쟁 예고
하원을 장악한 미국 공화당이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말 발동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지화된 법안 가운데는 청소년 불법체류자의 추방 유예를 골자로 한 2012년 행정명령까지 포함돼 있어 정치권은 물론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몰고 오고 있다.뿐만 아니다. 하원은 이날 은행의 위험투자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볼커룰’ 의 시행시기 연기를 뼈대로 하는 금융규제 완화 법안도 통과시켰다. 하원을 통과한 이들 두 법안이 상원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옥죄기에 자존심을 구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러나 “두 법안이 설사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이전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313FFAF2-62FC-4E20-8E39-F0BF5DDAEF31_w640_r1_s_cx0_cy4_cw0미 주요 언론은 14일(현지시간) 하원이 월스트리트 금융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하원은 이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던 도드-프랭크법의 핵심 조항을 완화 또는 시행 연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71표, 반대 154표로 가결 처리했다.

2010년 발효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규제 및 감독 틀인 이 법에는 헤지펀드 등에 대한 은행의 위험 투자를 금지하는 이른바 ‘볼커룰’ 조항 등이 포함돼 있다.

이날 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무력화하기 위해 공화당이 마련한 수정안도 표결에 부쳐 찬성 236표, 반대 191표로 가결처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미국에 거주하는 1100만 명의 불법 체류자 중 최대 500만 명의 추방을 임시로 유예하고, 이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마련해 지난해 11월 발동했다.

하지만 이날 공화당의 수정안이 하원에서 가결됨으로써 추진력을 잃게 됐다.

하원은 이밖에 미국에 어릴 때 온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추방을 유예해줬던 2012년 행정명령도 찬성 218표, 반대 209표로 백지화했다.

다만 이들 법안이 하원에서 가결 처리됐지만 상원 문턱까지 넘을 것으로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상원 의석 100석 가운데 민주당 의석은 44석이다. 법안 심의·표결에 앞서 필요한 토론 종결을 위한 ‘절차 투표’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절차 투표에서는 60명 이상이 찬성해야만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수 있다. 민주당의 이탈표가 없을 경우 하원에서 올라온 공화당의 수정안은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통해 상원에서 막아낼 수 있다.

이와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개혁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심지어 상원을 통과해 넘어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영규ㆍ강승연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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