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인터뷰<br /><br />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
▶“극 중 배역과 20%도 매칭 안됐지만…”=‘오늘의 연애’에서 문채원은 진정한 사랑을 찾는 데 어려워하고, 세 남자 사이에서 ‘썸’을 타기도 하기도 하는 사랑스럽지만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실제 문채원은 이런저런 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무던한 편이었다.
“(이)승기가 극중 준수가 실제 본인의 모습과 80% 맞다고 하길래 깜짝 놀랐어요. 저는 현우랑 20%도 매칭이 안 되거든요. 그렇다고 다 꾸며낸 모습은 아니고, 내면에 미량으로 있었던 (왈가닥) 기질을 증폭시켜서 작업한 것 같아요. 저를 잘 아는 지인들은 영화 속 모습에 오해가 없는데, 잘 모르시는 분들은 ‘쟤가 원래 저랬나봐’ 생각하시더라고요.”
문채원은 처음엔 자신이 연기하는 현우가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현우는 왜 동성친구는 없고 준수에게만 기대는 건가’, ‘연애가 다 정리되지 않고 또 다른 연애를 시작할 수 있나’ 의문이 들면서 예민해졌다. 시나리오를 자꾸 읽다보니 현우의 성장 배경이 눈에 들어왔고, 누군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과거 연애를 정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캐릭터를 이해해 나가기 시작하자 중반부턴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다.
문채원 인터뷰<br /><br />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
▶“현실의 연애, 두려웠는데 용기 내려고요”=아무래도 ‘오늘의 연애’가 청춘들의 연애 에피소드를 그리다보니,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연애에 관한 쪽으로 흘러갔다. 문채원의 ‘오늘의 연애’는 안녕한 걸까. 사실 문채원은 연기자로서의 인지도가 쌓여갈 수록 연애에 두려움을 느끼던 참이었다고 털어놨다.
“27살 전엔 주변에서 말려도 제가 좋으면 만났어요. 그런데 점점 마음대로 할 수가 없더라고요. 딸로서의 책임감도 있고, 직업도 직업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연애가 두려웠어요. 그런데 영화를 통해 사랑에 용기를 내라고 했는데, 저는 계속 두려워하면 그것도 웃기잖아요. 저도 언제부턴가 계산을 많이 했던 것 같고… 그래도 나를 위해서 연애를 하는 건데, 결혼까지 가든 안 가든 같이 있어서 즐거우면 만나보자 생각했어요. 경험을 안 하고 주위 얘기만 들으면 모르는 건데, 연기자는 다른 삶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연기파 배우보단 좋은 느낌의 배우가 꿈” =서른에 접어들면서 문채원은 ‘배우’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늘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삶도 중요해졌고, 사랑을 연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사랑을 찾는 일’도 생각하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모든 일상이 연기를 잘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두고 돌아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에 ‘미생’을 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출퇴근 하는 친구를 보며 ‘밤새 촬영하는 나보다는 안 힘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던 거죠. 저마다의 고충이 있고 물론 제가 모르는 어떤 즐거움도 있는 거고… 저 역시도 수 많은 미생 중의 하나예요. 작품에선 완성된 모습으로 짠 나타나지만 실은 미완성인 사람이죠. 그 완성된 모습을 위해 계속 욕심내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연기자로서 문채원의 포부는 명쾌했다. 연기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좋은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좋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어야 자꾸 보고싶고 뭘해도 덜 밉고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을 떠올려 봐도 저한테는 좋은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거든요. 사생활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조심하는 게 괜히 그러는 게 아니라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고 싶어서죠. 그래서 사실 홍보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거나 하는 게 겁날 때가 많아요. 그래도 팬들이 늘어난다는 건 그런 노력을 알아봐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ham@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