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SBS 새 수목극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연출 조영광) 2회는 강희애 박사(신은정 분)의 피습사건의 증인으로 함께 묶인 구서진(현빈 분)과 장하나(한지민 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냈다. 동시에 구서진과 아버지 구명한(이덕화 분)의 안타까운 관계, 구서진의 애잔한 부분 등이 함께 드러내며 극 전개에 풍성함을 더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방송 말미, 10분 여를 남겨 두고 등장한 구서진의 또 다른 인격 로빈(현빈 분)의 활약이다. 이날 구서진은 강희애 박사 실종사건의 증인인 장하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 곁을 맴돌았다. 그러던 중 장하나가 다시 한 번 목숨 위기에 처했고, 이때 운명처럼 다시 로빈이 나타났다.
로빈은 몸을 날려 장하나를 구한 뒤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많이 놀랐죠?”라고 물었다. 차갑고 까칠한 구서진과는 전혀 다른, 로빈의 매력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망치는 순간에도 장하나를 걱정하는 모습, 활짝 웃을 때 쏙 들어가는 보조개, 다정한 말투 등이 ‘착한 남자’ 사랑꾼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것.
뿐만 아니라 로빈의 날쌘 움직임 역시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1회에서 구서진이 동적인 운동 대신, 요가나 명상 등을 즐겨 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에 반해 2회 속 로빈이 도망칠 때의 모습은 “체조선수 출신인가?”라는 극 중 장하나의 대사처럼 반전을 선사했다.
여기에 상자 속에 숨어 빼꼼 고개를 내미는 모습, 상자에서 나와 두 팔을 벌린 채 “나 다시 돌아왔어”라며 기뻐하는 모습 등도 사랑꾼 로빈의 매력을 담뿍 담아냈다.
극 중 구서진과 로빈 두 가지 인격을 동시에 연기하는 현빈은 특별한 시각적 장치 없이도 연기력만으로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 감탄을 자아냈다. 눈빛, 말투, 표정, 걸음걸이 등 작은 움직임까지 다르게 표현해 내 이중인격이라는 소재에 대한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날 방송된 ‘하이드 지킬, 나’ 2회는 최면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극 중 강희애 박사 실종사건의 미스터리를 쫄깃하게 그려낸 것 역시 관전포인트다. 장하나를 최면에 빠트리는 윤태주(성준 분) 캐릭터가 흥미로움을 선사하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형성한 것. 실감나는 최면 연기를 펼친 한지민 역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