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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흑자)은 쌓였다. 대출도, 예금도 늘어났다. 그만큼 총 자산규모는 커졌다.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 ‘빅 3′ 가운데 두 곳, 자산 기준 1위인 BBCN뱅크(71억4천만달러)와 3위인 윌셔은행(41억5천만달러)이 26일 증권시장 마감 직후 나란히 발표한 2014년도 마지막 4분기 실적을 보면 외형상으로 나무랄 데가 없다.
BBCN은 순익규모가 2270만달러, 윌셔는 1610만달러이다. 전분기 대비 똑같이 6%씩 증가했다. 대출액은 BBCN이 55억7천만달러로 작년 3분기 대비 2% , 윌셔는 33억1천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4% 각각 늘었다. 예금 또한 BBCN과 윌셔는 각각 56억 9천만달러, 34억달러를 유치해 전분기 대비 각 3%와 7% 많아졌다. 이에 따라 자산증가율은 1년 새 두 은행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2013년 4분기 대비 BBCN이 10%, 윌셔가 15% 자산을 불렸다. 두 은행 모두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이룬 덕분이지만 영업실적이 반영됐음은 물론이다.
BBCN 케빈 김 행장은 “저금리 환경에도 견조한 4분기를 보여주는 등 전반적으로 2014년 분기마다 수익이 늘어나 기쁘다”라며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서 이룬 실적이라 더욱 그러하다”라고 자평했다.
성적표가 잘 나오리라 예상한 듯 나스닥 시장에서 BBCN의 26일 종가는 $ 13.62였다. 전날 대비 $0.15(▲1.11%) 올랐다.윌셔은행 주가도 $9.45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 0.09(▲0.96%) 상승했다. BBCN은 이날 주당 $0.10씩 배당한다는 발표도 함께 했다. 순익규모가 1년전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한 데 따른 자축의 선물이다. 주당 순익이 $1.03에서 1년만에 $1.11로 $0.08 늘었으니 그럴 만하다. 전반적으로 은행간 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외형을 늘려 주당 수익(Earnings per Share·EPS)을 유지한 노력은 나름대로 성과로 평가된다.
눈길이 가는 부문은 은행영업의 수익성 지표로 삼는 ‘순이자 마진(Net Interest Margin·NIM)’이다. 거의 모든 부문이 오름세 화살표를 그렸는데도 유독 NIM에서는 두 은행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대비 4분기 NIM은 BBCN이 4.15%에서 3.90%로, 윌셔은행이 4.26%에서 4.00%로 25~26포인트씩 낮아졌다.
몇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수익과 예금 이자 지출의 예대차 마진이 줄어든 결과다. 경쟁 속에 ‘박리다매’함으로써 예·대출 외형은 키웠지만, 고금리 예금 유치에 따라 그 비용이 덩달아 늘어나 마진이 감소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른바 제살 깎기라는 ‘출혈경쟁’의 증거가 NIM의 감소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NIM을 개선하려면 경쟁력을 강화하는 인수합병(M&A)를 실행하거나 상품개발과 더불어 새로운 시장을 뚫을 수 밖에 없다.
BBCN뱅크 케빈 김 행장이 “한국에 진출,시장을 넓히고 있다”고 말하고, 윌셔 유재환 행장이 “조지아주 등 동남부에 지점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