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비누 회사에 다니던 미모의 여성 노리코(아라이 나나오 분)가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방송국의 계약직 조연출이자 파워 트위터리안인 유지(아야노 고 분)는 지인으로부터 노리코의 회사 동료 미키(미노우에 마오 분)가 의심스럽다는 제보를 받습니다. 마침 특종에 목말랐던 유지는 미키의 주변인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그는 미키의 미심쩍은 행적을 트위터에 속속 올리는가 하면, 그녀를 용의자로 지목한 이들의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냅니다. 아직 아무 것도 밝혀진 건 없지만, 대중들은 노리코를 질투한 미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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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설공주 살인사건’(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의 줄거리는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종종 목격하는 온라인상의 ‘마녀사냥’을 적나라하게 담아냈죠. 몇 해 전, 푸드코트에서 아이의 얼굴에 국물을 엎지르고 사라진 여성이 전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하지만 CCTV 판독 결과 아이가 뛰어와 부딪히면서 벌어진 사고로 확인됐죠. 문제의 여성도 치료를 받느라 잠시 자리를 뜬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그 여성에겐 온갖 욕설과 비난이 쏟아진 뒤였죠. 이 뿐 만이 아닙니다. 지하철 막말남·막말녀 등의 영상이 뜨면 인터넷에선 어김없이 신상 털기가 이뤄집니다. 그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이의 신상이 노출돼 피해를 입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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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설공주 살인사건’(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의 줄거리는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종종 목격하는 온라인상의 ‘마녀사냥’을 적나라하게 담아냈죠. 몇 해 전, 푸드코트에서 아이의 얼굴에 국물을 엎지르고 사라진 여성이 전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하지만 CCTV 판독 결과 아이가 뛰어와 부딪히면서 벌어진 사고로 확인됐죠. 문제의 여성도 치료를 받느라 잠시 자리를 뜬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그 여성에겐 온갖 욕설과 비난이 쏟아진 뒤였죠. 이 뿐 만이 아닙니다. 지하철 막말남·막말녀 등의 영상이 뜨면 인터넷에선 어김없이 신상 털기가 이뤄집니다. 그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이의 신상이 노출돼 피해를 입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백설공주 살인사건’에서도 유지가 흘린 미키에 대한 뒷담화(?)는 어느덧 소설같은 이야기로 불어납니다. 이쯤 되면 유지를 비롯한 대중들은 사건의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내막에 열광하는 듯 보입니다. 특히 영화는 유지가 쏟아내는 가십과 네티즌의 동조 글이 담긴 트위터 창을 그대로 스크린에 띄웁니다. 이로써 관객은 익숙한 네티즌의 자리로 소환되고, 그들이 무심코 뱉은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끔찍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그럼에도 극 중 네티즌들은 반성하지 않습니다. 마녀사냥의 책임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돌릴 뿐이죠. 물론 미키를 용의자로 몰고 간 건 유지이지만, 그가 던진 이야기를 부풀리고 퍼뜨린 이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유지가 미키를 단두대에 올렸다면, 모두가 사형을 집행한 셈입니다. 분명한 것은 무분별한 마녀사냥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지 못한다면, 그 화살은 언젠가 우리 자신을 향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