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 없는 현실 속에서도 놓을 수 없었던 로커의 꿈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엠넷 ‘슈퍼스타K6’는 다른 시즌 때보다 조금 시끄러웠다. 팝, 알앤비가 주류를 이루는 오디션 현장에 비주류인 록을 들고 나온 참가 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낮에는 수산시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로커를 꿈꾸며 연습해왔다는 이 팀의 사연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는 ‘슈퍼스타K’ 사상 최초로 록으로 톱6까지 올랐던 밴드 버스터리드에 대한 이야기이다. 데뷔 앨범 ‘인디펜던트’를 발매한 버스터리드의 멤버 노대건(보컬), 안준용(기타), 이계진(기타), 조환희(베이스), 정상윤(드럼)을 최근 본사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안준용은 “버스터리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알려졌지만 결코 오디션을 위해 급조된 밴드는 아니다”며 “‘독립’을 의미하는 앨범 타이틀 ‘인디펜던트’는 우리가 정말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하려는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첫 미니앨범 ‘인디펜던트(Independent)’를 발매한 밴드 버스터리드. [사진 제공=에버모어뮤직]

멤버들 중 노대건, 안준용, 이계진은 학창시절부터 로커의 꿈을 키워왔던 친구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생계유지를 병행하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긴 쉽지 않았다. 박봉에 힘든 일이어도 규칙적인 근무시간이 보장되는 수산시장은 마지막 선택이었다. 이들은 3년 넘게 낮에는 비린내 나는 시장을 돌고 밤에는 연습실로 향하는 생활을 계속하며 꿈을 키워나갔다.

노대건은 “매일 똑같은 일상과 불확실한 미래에 지쳐 있었다”며 “현실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어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회상했다. 안준용은 “처음에는 우리의 음악을 비주류라고 생각했는데, 방송 출연 이후 장르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는 음악이 주류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번 앨범에는 비주류와 주류에 대한 고민 대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담아내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나를 부르면’을 비롯해 싱글로 선공개됐던 ‘스캔들’, ‘기다릴게’ 등 6곡이 실려 있다. ‘스캔들’의 “난 차가운 창고 안에서 오늘을 걸고/또 비린내 나는 세상에 내 몸을 던져”와 ‘기다릴게’의 “너의 눈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너무나 초라해 보였어 다가설 수 없었어”의 가사에서도 엿보이듯이, 이 앨범에는 멤버들의 초라한 과거에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첫 미니앨범 ‘인디펜던트(Independent)’를 발매한 밴드 버스터리드. [사진 제공=에버모어뮤직]

노대건은 “‘스캔들’은 자신있게 내 직업을 말할 수 없었던 시절, ‘기다릴게’는 보잘것없는 외모 때문에 여자들에게 외면당하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라며 “부모님에게 떳떳하지 못한 자식이었는데 이제 조금은 자랑스럽게 나를 밝힐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고백했다.

버스터리드는 지난달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치렀다. 버스터리드는 “라이브를 들려줄 수 있는 무대라면 어디로든 달려가고 싶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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