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정형돈의 진행, 마음껏 뛰어논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희성 PD는 김성주, 정형돈을 각각 따로 섭외했다. 이들을 한사람씩 만나 함께 진행할 MC 이름을 얘기해줬더니, 둘 다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둘의 ‘MC 케미’(MC 조합으로 발생되는 시너지)가 매우 좋다.

특히 정형돈은 진행이 만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김성주가 중심축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이 속에서 정형돈은 마음껏 뛰어논다. 까불까불 거리는 그의 진행이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준다.

정형돈은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테니스와 족구를 하며 순발력 있게 날리는 멘트도 물이 올랐음을 느끼게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완전 경지에 올랐음을 느끼게 한다. 놀면서 일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정형돈은 완전히 릴렉스한 상태에서 진행을 한다.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닌 상황을 웃기게 만드는, 엔진의 윤할유 같은 역할을 한다.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에서 출발해 리얼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으로 예능인으로 인지도를 쌓은 정형돈은 MC로 박명수나 이휘재, 노홍철 등과 함께 진행을 맡았을 때에는 자신의 분량만을 책임지는 듯 했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거리낌 없이 토크를 날려전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정형돈은 음식과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일반인 입장, 심지어 초딩 입맛의 입장에서 전문적인 상황을 바라보기도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쉽게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요즘 음식 프로그램은 요리전문가가 음식을 만들며 레시피를 설명하는 식으로는 인기를 얻을 수 없다. 이런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참고 볼 수가 없다.

요리 프로그램 만들기가 쉬운 건 아니다. 케이블 채널에서 EBS ‘최고의 요리비결’ 같이 정직하게 음식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만들어내는 건 별개의 문제다. 정형돈은 지루해질 수 있는 이런 과정에서 양념 같은 재미를 만들어낸다.

정형돈이 김성주와 1부격인 ‘냉장고를 털어라’ 파트를 더욱더 재미있게 진행하는 건 두 사람의 재치에 힘입은 것이다.

정형돈의 활약에 대해 성희성 PD는 “정형돈은 프로그램의 조미료를 치고, 셰프들의 캐릭터를 만들어준다. 정창욱 세프에게는 ‘맛깡패‘, 탈락하는 것도 아닌데 대결만 하면 긴장하는 박준우 기자에게는 ‘털그래’ 등의 캐릭터를 각각 부여해주는 것도 정형돈의 몫이다. 게스트인 ‘리액션 머신’ 예원에게 ‘맛 표현 능력 부족한 것 아시죠. 책 좀 읽어라’라고 재치있게 말하기도 한다”면서 “정형돈은 단순한 음식 대결 프로그램을 버라이어티 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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