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비정상회담’ 다니엘과 알베르토의 활약이 의미하는 바는?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비정상회담’에서 터키의 에네스 카야가 있을 때, 자주 얼굴이 보여진 비정상은 말 많은 줄리안(벨기에)이나 생각이 확고한 타일러 라쉬(미국) 정도였다. 한국말이 유창한 에네스는 보수적인 사고관이 강한데다 항상 초반에 주도권을 잡아버리기 때문에, 확실한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면 부각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에네스 카야가 나가자, 이탈리아 알베르토와 독일 다니엘처럼 차분하고 집중력 있는 비정상이 부상하고 있다. ‘비정상회담’ 김명정 작가는 “알베르트와 다니엘이 이전에도 말을 잘했지만, 최근 더욱 토크에 물이 오르는 건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들은 고집이 있고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라 싸움형 토론에서는 묻힐 때도 있고 다이나믹함에서도 밀리지만 논리적, 합리적, 중립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데다 내면이 단단해 지지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조근조근 말하지만 토크에 힘이 있다. 다니엘은 방송경험이 없지만,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으로 인해 토론이 체화돼있다.

다니엘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히틀러 심리를 1년간 배운다고 한다.다니엘은 옳고 그른 것의 철학적 정의를 포함해 깊이 있는 교육을 받아 토론할 때 균형감과 안정감, 평정심을 지니고 있는 게 쉽게 감지된다.

다니엘은 필수과목이 철학이었다고 한다. 안건에 대해 해독하는 깊이는 그의 철학적 베이스에서 나온다. 다니엘은 우기지 않고 단정적이지도 않아 심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토크를 집중력 있게 듣고나서, 자신의 생각을 개진한다.

김명정 작가는 “다니엘과 알베르토는 상대의 이야기를 집중력 있게 듣는 것을 문화적으로, 환경적으로 오래 축적해온 것 같다”면서 “토론은 경주마처럼 훈련시킨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녹화사간에 늦는 법이 없다. 준비도 많이 해온다”고 말했다.

또한, 다니엘은 안 웃긴다는 캐릭터를 잡아주면서, 주목도가 조금 더 올라간 것 같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알베르토는 균형 감각이 있다. 그는 이탈리아인의 기질이라 다혈질일 것 같지만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나는 스위스다”라고 말했다. 싸움 하기를 싫어하는 영세 중립이라는 말이다.

김명정 작가는 “알베르토는 공격을 안하고 홍명보 처럼 수비 위주로 하다가 결정적일때 중요한 말을 한다. 그래서 멘트 승률이 높다. 5마디중 4마디는 편집되지 않고 방송을 탄다”고 말했다.

알베르토는 의견이 서로 다를 때 남의 이야기를 듣다가 적절한 시점에서 끝판 코멘트를 가한다. 그래서 갈등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조율의 신‘이다. 결혼 생활 경험도 있고, 오랜 자동차 셀러로 고객과 중간 지점 맞추기에 익숙해 무리하지 않는 입체적인 센스를 지니고 있다. 알베르토는 싸움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면이 단단하고, 생각이 깊다.

다니엘과 알베르토는 상대를 배려 하다 싸움 토론에서는 밀리기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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