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음식 프로그램 풍년이다. 지상파와 케이블의 라이프스타일 채널, 종편마다 음식 프로그램이 2~3개씩 있다. 4~5년전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길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생활방식을 소비하는 단계는 ‘의→식→주’ 순으로 옮겨간다고 하는데, 지금은 ‘식(食)’을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단계다.

KBS ‘VJ특공대’ ‘6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지금도 맛집과 먹방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음식 프로그램은 몇가지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먹방’에서 ‘쿡(cook)방’으로의 전환이다. 먹방은 먹고싶은 본능과 욕구만을 자극한다면 ‘쿡방’은 보다 놀이적이고정서적인 측면을 소구한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완전히 요리의 엔터테인먼트화가 진행됐다.
최근 푸드다큐멘터리 ‘누들로드’와 ‘요리인류’를 연출한 이욱정 PD의 ‘요리인류 키친’가 생김으로써 음식프로그램은 절정기를 맞은 듯하다. ‘요리인류 키친’은 음식에 담긴 인류의 지혜와 숨겨진 역사, 색다른 맛이 담긴 인문지식 요리쇼를 표방한다.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의 최고급 과정을 수료한 이욱정 PD는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한 전 세계 30개국, 150가지 음식들을 매일 한두개씩 직접 요리하면서 연관된 이야기를 전한다.

KBS ‘VJ특공대’ ‘6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지금도 맛집과 먹방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음식 프로그램은 몇가지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먹방’에서 ‘쿡(cook)방’으로의 전환이다. 먹방은 먹고싶은 본능과 욕구만을 자극한다면 ‘쿡방’은 보다 놀이적이고정서적인 측면을 소구한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완전히 요리의 엔터테인먼트화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요리사도 여자보다 남자들이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 셰프가 아닌 요리연구가, 또는 요리전문가로 더 자주 불렸던 여성 요리사는 요리정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 같은 이미지였지만, 셰프로 불리는 남자 요리사들은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예능인 같은 모습을 보인다. 최현석과 샘킴, 레이먼킴, 백종원은 이제 셀러브리티이자 연예인이나 다름없다.
‘쿡방’이 놀이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그 속에는 소통, 가족, 이웃, 친구, 문화 등을 담고있다. 우리가 바쁘게 살면서 점점 잃어가는 가치들이다. ‘삼시세끼’처럼 요리는 전문 셰프가 아닌 이서진이나 택연 등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소박하게 만든 따뜻한 밥 한끼를 먹는 게 중요해진 시대다. 현대인은 미각과 후각 없이 요리 과정의 비주얼과 음식을 튀기거나 구을때 지글 지글 나는 소리인 시즐(sizzle)로 흥흠이롭게 만드는 ‘쿡방’을 보는 것으로 그 결핍을 달래고 있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