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이성을 만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나요? 누군가는 외모보다 성격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능력(혹은 재력)이 외모보다 중요하다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왜 다들 성격과 능력을 하필 외모와 비교하는 걸까요? 이는 그만큼 외모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란 사실의 방증이 아닐까요?
“Baby Baby 지금처럼만/아름다워 줄래 넌/시간이 지나도 내가 설렐 수 있게/Baby Baby 넌 시들지 마/이기적인 날 위해/그 모습 그대로 넌 그대로여야만 해”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소용없어요. 솔직해져 봅시다. 취향이 서로 조금씩 다를 뿐, 예쁜 여자 거절하는 남자 없고 잘 생긴 남자 싫어하는 여자 없어요.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감정은 본능입니다. 그룹 빅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곡 ‘배배(Bae Bae)’는 이 같은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슴같이 예쁜 눈 나의 Princess/나를 보고 비웃는 게 너무 Chic 해/미친 거 아닐까 자연 미인 특이해 특이해/내게 완벽한 그대여/나의 Muse 해/우리 둘이 편해/완전 살찌네/너와 몸이 완전 착착 감기네/영원히 넌 스물다섯이야 내게/변치 않아 Babe 5 X 5 Babe”
“성격과 능력을 가장 먼저 본다”는 말은 예쁘고 잘 생긴 ‘나쁜’ 이성에게 데여본 사람들의 푸념이거나 예의 바른 속물들의 입에 발린 수사일 가능성이 높아요. 첫눈에 도대체 외모 말고 무엇에 반할 수 있단 말인가요?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가벼울지언정 매우 솔직하지 않나요? 선과 소개팅 자리에서 오가는 점잖은 대화들이 실은 상대방을 탐색하기 위해 튕기는 주판알이란 사실을 다들 잘 아시잖아요?
“Baby Baby 지금처럼만/아름다워 줄래 넌/시간이 지나도 내가 설렐 수 있게/Baby Baby 넌 시들지 마/이기적인 날 위해/그 모습 그대로 넌 그대로여야만 해”
100여 년 전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사랑은 이기적”이라고 일갈했다더군요. 저명한 학자의 말씀이라니 괜히 귀가 솔깃해집니다. 니체는 사랑을 상대방을 자기화 시키고 싶은 욕망으로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즉 상대방을 위한 희생과 헌신은 결국 그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욕구의 발로이기 때문에 이타적일 수 없다는 것이죠.
“난 예쁜 꽃을 든 남자/모든 이가 사랑할/너란 꽃을 든 남자/그대 향기에 취해/난 또 몽롱해지고/꺾이지 말아주오/제발 너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서툴지만 열정적이었던 사랑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지 않나요? 상대방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아 화를 내고 애를 태웠어도 말이죠.
“찹쌀떡 찹쌀떡/궁합이/우리 우리 궁합이/찹쌀떡 찹쌀떡/궁합이/우리 우리 궁합이”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극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부분은 두 찹쌀떡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세련되고 재치 넘치는 ‘19금’ 표현 방법이 있다니. ‘19금’ 주제를 정상급 아이돌의 입으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은근히 즐겁습니다. 홀복에 가까운 수준의 노출 의상을 입고 무대를 활보하는 걸그룹들의 “음악에 집중해 달라”는 말보다 훨씬 솔직하고 건강해 보이거든요. 빅뱅이 30살 이후에는 어떤 사랑 노래를 들려줄지 무척 기대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