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 냄새에 익숙해질 때 비로소 봉사하는 것” 샌디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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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다운타운의 유명 브라질 바베큐 레스토랑 ‘레이도가도’를 운영하는 기복연 사장이 홈리스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12년전부터 매달 한차례씩 노숙자와 살을 맞대며 봉사를 해오고 있다.

하얀 셔츠에 양복바지차림. 수수하면서도 단아한 복장의 그는 분명 손님을 접대하러 나온 주인장의 복장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가 주인이 아니라 자리에 앉은 노숙자들이 주인이다. 손님들을 위해 식판을 나르는 순간마다 약간 굽은 허리에 주름진 가냘픈 손마디에도 이내 힘이 솟는다.

샌디에고 다운타운에서 16년간 브라질식 최고급 레스토랑 ‘레이도 가도’를 운영하고 있는 기복연 사장. 오늘은 고급 레스토랑의 사장이 아니라 작은 자들을 섬기러 나온 종의 모습이다. 정성스레 준비한 소고기 수프와 브라질식 요리사들이 만든 대여섯 가지 각종 핫푸드들이 서브될 때마다 여기 저기서 때묻은 손들이 기 사장을 부른다.

“여기 수프 한그릇 더!”

한달에 한번 만나는 시간이지만 지난 12년간 그들과 함께 하면서 이제 기 사장은 마치 노숙자들의 아버지가 된 듯 그들의 안색과 동정을 살피며 행여 음식하나라도 놓칠 까 꼼꼼히 챙긴다. 기 사장이 노숙자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2년전 거리선교를 하는 목사님과 함께 다운타운 노숙자 촌에서 아내와 함께 음식을 손수 만들어 거리 노숙자들을 대접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50명정도로 시작된 이 음식 봉사가 차츰 소문을 듣고 온 노숙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됐다. 기 사장과 아내 루피나(세례명)가 직접 음식을 장만해 가는 날은 보통 350~400명 정도가 거리에서 음식을 타기에 정신이 없다. 그러다가 인원이 불어나면서 급기야 인근 주민들이 항의신고를 하는 바람에 경찰들의 제지를 받으며 거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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