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연패의 두산, ‘선발 붕괴’ 이제 믿을 건 타선뿐

[ 헤럴드 H스포츠=김성은기자 ] 특급 선발 마야마저 무너졌다. 스스로 무너진 것이 더 큰 문제다.

요즘 두산의 골칫거리는 뒷문이 없는 것이다. 불펜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다 잡은 경기를 눈앞에서 놓쳐버리곤 했다. 마야를 포함한 니퍼트, 유희관 등은 매 경기 6이닝 이상 던지며 선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다 된 밥에 재 뿌리듯 뒷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는 불펜들로 인해 놓쳐버린 경기가 한 두 경기씩 늘어나면서 ‘불펜’은 두산의 최대 고민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어제의 경기는 불펜뿐만 아니라 선발마저 무너진 경기였다. 매 경기 잘 버텨주던 마야는 6이닝을 채 지키지 못한 채 7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 두산타선이 한화를 상대로 6점을 뽑아내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마야 이후 올라온 불펜들이 또 실점을 더하며 한화와의 격차를 벌렸다. 두산은 지난 LG전에 이어 연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함덕주의 인상적인 피칭이 필요한 두산 ⓒ두산베어스

그 동안은 어떻게든 남은 2이닝을 꾸역꾸역 버텨내면 됐다. 그렇게 아슬아슬하지만 이긴 경기도 상당했다. 하지만 어제의 경기는 불펜의 아쉬움 보다 선발 마야의 부진에 쫓아가는 발판마저 마련할 수 없었던 것이 뼈저렸다.

내일 선발 등판하는 김수완은 8일 경기의 ‘심화버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수완은 1군 정규시즌 경기에 단 한차례 출전했다. 지난 4월 7일 넥센과의 경기에 구원등판 했지만 0.2이닝동안 3실점을 하며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이후 퓨처스리그(2군경기)에서 6경기 중 세 차례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4월 24일 LG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노디시전)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4월 18일 상무전과 4월 30일 kt전에서 4이닝을 채 던지지 못하고 다량실점하며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그러나 구원등판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기에 조금의 기대를 걸어 볼만 하다. 3차례 중간계투로 올라와 5.2이닝동안 1실점도 내지 않았다. 또한 김수완은 2010년 완투와 완봉을 각각 한 차례씩 기록한 바 있다. 주무기 포크볼과 직구를 조합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막을 수 있다면 희망은 있다.

한화는 오늘(9일, 잠실) 송은범이 선발 등판한다. 송은범도 선발이나 구원이나 양 쪽 모두 부실한 경기 내용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화는 필승조가 과부하 직전의 상황에 처해있어 이번 경기에는 등판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필승조를 제외한 한화의 불펜진의 기록도 마냥 좋지만은 않다.

두산의 김수완이 ‘생각 외의 투구’를 보여준다면 한화를 상대로 이기는 게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를 펼친다면 결국엔 양 쪽 모두 타선에 기대어 많은 점수를 먼저 뽑는 팀이 이기는 타격전이 벌어질 것이다.

선발이 오래 버티고 그 뒷 문을 불펜이 걸어 잠그는 경기는 참으로 이상적인 경기다. 하지만 내일의 한화와 두산은 이상적인 경기보단 현실적인 경기를 치를 전망이다. 약한 선발과 뒤가 없는 경기를 지킬 수 있는 건 타선의 폭발뿐이다. 오늘 김재환이 쳐낸 두 번의 투런 홈런은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내일의 경기에선 빛을 발할 수 있을지, 타선이라도 팀을 승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byyym36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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