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사회 첫 시의원 배출 축제무드…”일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줘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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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최초로 LA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데이빗 류씨가 지난 19일 결선 투표결과가 나온 뒤 기자들 앞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황유나 기자

시의회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자처했던 데이빗 류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LA시의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한인커뮤니티가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다.

110년이 넘는 미국 이민 역사 속에서 한인커뮤니티는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 여러 지역에서 적지 않은 한인이 주류사회 제도권 정치에 입문하는 광경을 자랑스럽게 지켜봐왔다. 그럼에도 미주지역 한인 최대밀집지역이라는 LA시의회에서만 유독 대표자를 배출해내지 못해 이 지역 한인사회로서는 적이 자괴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류 후보는 20일부터 당선자 신분이 됐다. 한인 최초로 LA시의원에 당선됨으로써 LA한인 커뮤니티의 해묵은 자책감을 한꺼번에 털어내버렸다는 점에서 ‘쾌거’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들 입을 모은다.

한인커뮤니티 한편에서는 LA코리아타운 일부(웨스턴 애비뉴& 미드윌셔 북서쪽)가 지역구라는 점에서 그가 내걸었던 각종 공약을 되살펴보고 있다. 한인 시의원을 배출한 한인커뮤니티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 가를 예상해보는 일이다.

류 당선자는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사업세 인하 , 예산 관리 강화 그리고 인프라 보강 등 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저임금 인상을 제외하면 스몰비즈니스 종사 비율이 높은 한인사업주들에게 친화적인 내용들이다.

류 당선자는 LA시의 사업세가 높아 시 경제의 약 70%를 담당하는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연간 총 매출에 비례해 산출되는 기존 방식보다 각 업체의 순익에 따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만일 이 안건이 시의회를 통과해 시장 승인을 받을 경우 한인 업체들의 세금부담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예산문제의 경우 효율 개선과 사용처 공개를 약속했다. 그간 LA시의 예산은 쓸데없는 낭비와 남용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왔다. 류 후보는 이본 버크 LA 카운티 수퍼바이저의 보좌관으로 일할 당시 공공예산 책정을 거들었던 경험을 살려 이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의원의 비자금 역할을 해왔던 ‘임의지원금(discretionary fund)’ 규정을 개선해 모든 사용내역을 커뮤니티에 공개하고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도 했다. 현재 LA시의회에서는6월말로 류 당선자에게 4지구를 물려주고 떠나는 톰 라본지는 물론 시의회 의장인 허브 웨슨 시의원의 임의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지역구내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류 당선자가 임의지원금 개혁에 성공할 경우 자금의 사용처가 투명해지고 이를 통해 절약된 예산은 주민들이 원하는 각종 공익사업에 우선 투자될 수 있다. 류 당선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역 개발업자들의 기부금을 사절한 것도 예산투명성 확보를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인프라 문제도 개혁을 약속했다. 4지구는 LA 최고 부촌지역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도 도로보수가 시급하다. 4지구에서는 팟홀로 파손된 도로를 지나가다 타이어가 펑크나고 운전자가 다치는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류 당선자는 절약된 예산을 이런 공공사업분야에 투자해 주민들의 편의성과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류 당선자가 시의회에서 커뮤니티를 위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가 적절한 거리두기를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주한인치과협회 김필성 회장은 “한국적 정서를 앞세워 류 당선자에게 무리한 민원을 제기하거나 인맥 등을 내세워 불필요한 청탁이나 행사 참가 등을 요구하면 모처럼 배출된 한인 시의원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라며 “류 당선자를 후원한 것은 ‘대의’ 때문이지 ‘편의’때문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가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적당히 내버려 두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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