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불멸의 좀비 슬리피에게 배울 점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진짜사나이2’의 24일 방송을 보신 분들은 슬리피의 모습에 적잖이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눈이 완전히 풀린 상태에서도 차수PT체조를 계속하던 슬리피를 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

슬리피는 ‘진짜 사나이‘에 들어올 때만 해도 별로 기대감이 없었다. 깡마른 체구에 결핵이 의심돼 신체검사를 두번이나 받았다. 힙합을 한다면서 다소 건들거리는 듯한 모션도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었다.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저질 체력에 SSU 대원이 되기위한 훈련을 끝까지 소화할 것을 기대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대원들이 부상으로, 또 수영을 못해 한사람씩 퇴교하는 가운데에도 슬리피는 희한하게도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이며 살아남았다. 그가 훈련을 받지 못할 거라는 것은 우리들의 편견이었다. 물 속 숨참기 대결에서 물을 먹어가면서도 1분을 넘기며 ‘수영에이스’ 줄리엔 강을 이겼다. 


슬리피가 살아남은 것은 ‘운’이 아니었다. 비록 긴 두팔을 하늘거리는 ‘풍선 인형’ 같아 보이고 체력이 떨어지지만, 정신력으로 끝까지 하려는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 버텨내는 힘은 슬리피가 어느 누구보다도 우위에 있는 강점이다. 눈물겨운 정신력을 발휘하는 슬리피에 대해 한 동료는 “안하겠다는 말을 죽어도 안하더라”고 했고, 줄리엔 강도 “진짜 좀비 같았다”고 인터뷰했다.

‘악좀비‘ 슬리피는 교육훈련생 인원인 19명에 100을 곱해서 총 1900회를 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인 차수 PT체조에서도 버티기 정신을 발휘해 또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완전히 지쳐 눈을 뜨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3시간여 체조를 마무리했다. 물론 김영철, 임원희, 이규한, 정겨운도 끝까지 차수PT를 포기하지 않았다. 조교는 “(슬리피는) 눈이 풀렸다. 잘하는 교육생보다는 슬리피 처럼 끝까지 하려는 교육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슬리피가 훈련을 받는 모습은 체력이 최약체로 분류되던 사람도 노력과 의지가 있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해버리는 많은 사람들을 반성하게 했다.

군대에서는 훈련을 잘 받을 수 있는 기본 체력과 순발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어떤 상황이 와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동료애(전우애)가 있어야만 한 나라의 군대가 유지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단 13척의 배로 수백 척의 왜선을 무찌른 것도 결국 강인한 정신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대가 강하다고, 훈련이 힘들다고 포기해버리는 정신상태에서는 그런 결과를 낳을 수 없다. ‘슬좀비‘ 슬리피가 앞으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버텨나갈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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