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종영한 MBC ‘앵그리 맘’ 출연 결정을 앞둔 김희선의 고민이었다. 김희선은 “시놉시스는 너무 재미있었지만, 교복은 억지스럽고 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딸에 대한 엄마의 마음은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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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선 인터뷰.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김희선은 교복을 입고 액션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민망해서 TV로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우리 나이로 39살인 김희선이 여고생복을 입고 잘 어울린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평소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김희선은 하루종일 촬영을 해야하는 일정상 밥심으로 살아야 했다. 살이 찌지 않는 그녀의 몸매는 천운을 타고난 듯 했다. 그랬더니 김희선은 “야식을 안 먹고 술을 줄였다”고 했다.
학교폭력과 사학비리가 얽혀있는 ‘앵그리 맘’에서 김희선은 딸을 폭력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직접 고교로 들어간다. 학교 별관이 공사중 무너져내려 생명을 잃는 학생들이 나올 때는 세월호 사건이 연상되기도 했다. 최병길 PD는 “세월호 사고뿐만 아니라, 경주 리조트체육관 붕귀사고도 있었고, 사회적 사건이 워낙 많아 모두 빗대서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원래 시놉에 들어가 있었다”면서 “부담도 많이 됐지만 드라마 자체만으로는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학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은 짧은 형기를 살고 다 나왔다. 이에 대해 김희선은 “오히려 결말이 사실적으로 다뤄져 다행이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강자라는 영웅이 모든 걸 해결했다면 허무한 희망만 심어주게 되는 셈”이라면서 “통쾌한 결말이 아닌 리얼한 결말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내가 강자랑 비슷한 면이 있다. 무공이 뛰어난 강자가 응징하러 하지만 혼자 힘으로 안돼 남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와 닮았다. 강자 역을 하다보니 ‘제’가 나왔다. 경찰서에서 ‘윗대가리들 나오라고 그래‘라고 한 건 순전히 제 애드립이었다”고 밝혔다.
김희선과 남자 고교생 복동이(지수)와 ‘케미’도 좋았다는 반응이다. 김희선은 “남편의 49제도 안지냈는데 복동이랑 포옹하는 신이 있었다. 부각되면 막장이 될까봐 우려했지만, 딸의 친구이니 안아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이번 드라마로 학교폭력과 따돌림이 없어지기는 않겠지만, 부모와 자식간에 ‘학교에서 뭐했어’하고 소통과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희선은 6년만의 복귀작 ‘신의’(2012년)와 ‘참 좋은 시절’(2014년), ‘앵그리 맘’등 결혼후 세 작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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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선 인터뷰.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신의’는 판타지를 좋아해 했고, ‘참 좋은 시절’은 엄마 아빠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착한 드라마를 해 효도하자는 딸의 마음으로, ‘앵그리 맘‘은 어떤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배우 이전에 가지고 있는 엄마의 마음으로 연기했다.”
김희선은 ‘앵그리 맘’에서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20년간 쌓인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 최병길 PD는 “여주인공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모성과 액션을 보여주는 등 김희선 혼자 감정을 끌고가는 게 많아 그동안 가려져 있던 실력이 드러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희선은 “‘목욕탕집 사람들‘을 촬영하던 떄는 막내로서 저의 의견이 없었다. 그럴 위치도 아니었다.틀에 얽매인 게 싫었다”면서 “지금은 작품 선택권도 있고, 감독에게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도 한다. 제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전이 ‘화려한 집에 혼자 있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가볼 수 있는 곳을 여행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김희선은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호불호가 강하다. 이영애 언니는 안티가 없다“면서 “90년대는 여배우가 술 먹는다는 말도 못했다. 내가 그 말을 하자 여자 망신시킨다고 했다”고 했다.
김희선은 “(송)윤아 언니가 가장 만만하고, (송)혜교,(류)승수 오빠랑 친하다. (이)민호와는 술 마시면서 수다 떨고 재테크 이야기도 하는 아줌마”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