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꾸었던 꿈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색채와 각각의 색깔이 주던 그 오묘한 느낌은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고 여전히 그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남가주 한인 화단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하는 작가로 꼽히는 수잔 황씨가 5년만에 갖는 생애 두번째 개인전의 주제를 ‘꿈’으로 설정했다.지난 2010년 첫번째 개인전에서는 ‘꽃’을 테마 삼아 사실적이면서도 강렬한 원색의 향연을 내뿜더니 그 사이 추상에 가까운 비구상의 세계로 옮겨 그에 걸맞는 ‘꿈’을 넘나들었던 모양이다.
“꿈에서 보여지는 그 오묘하고도 추상적이며 복합적인 색을 여러 개의 레이어로 표현했다”라는 황 작가는 그렇게 그려낸 꿈의 세계 34점을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LA코리아타운 소재 갤러리 웨스턴에서 선보인다. 희망으로서의 ‘꿈’이 아닌 무의식 세계의 ‘꿈’을 표현했다고 한다.
‘꽃’에서 ‘꿈’으로 과감하게 주제를 전환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표현 양식도 창안했다. 캔버스에 유화나 아크릴작업을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천연종이와 화선지 그리고 우드커팅에 종이를 덧붙이는 특별한 방식을 통해 화려한 색채와 단색 그리고 흑백을 다양한 형태로 그려냈다.
비구상의 화풍으로 바뀐 데 대해서는 “사실적 실체를 눈으로 보고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라고 설명한다. 오죽하면 한동안 사진촬영에 몰두, 눈의 한계를 카메라 앵글로 이겨내보려고 했을까. 하지만 카메라를 통한 실체 묘사조차 만족스럽지 않던 참에 어린 시절 꾸었던 ‘꿈’의 편린이 문득 떠올랐고, 그려낼 수 있는 모든 색채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을 참기 힘들었다고 한다. 이번 개인전에 내거는 작품들은 1년 6개월 동안 작업실에 푹 파묻혀 ‘꿈’처럼 그려낸 것들이다.
황 작가는 “앞으로도 꿈의 희노애락, 꿈이 드러내는 그 감정을 색으로 표현하고 싶다”라며 “꿈이 나를 허락하는 한 계속 그 오묘한 세계를 그리겠다”라고 말했다.
황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 리셉션은 26일(금요일) 오후 5시에 시작한다. ▲웨스턴 갤러리 주소: 253 N.Western Ave.,Los Angeles,CA 90004 ▲전화:(323)962-0008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