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보고 달려오다 좌절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희망이었습니다. 지원자의 숫자를 보니 축구선수가 되는 길이 얼마나 비좁고 힘겨운지 짐작됩니다.
‘청춘FC’는 지난 4월부터 지원자들의 응시를 받았고, 서류심사를 거쳐 520여명을 선발, 지난 1~2일에는 1차 테스트를 가졌습니다. 1차 테스트는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11명씩 팀을 이뤄 30분간 경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미 2차 테스트도 끝이 났고, 오는 7월 11일로 첫 방송 날짜도 확정했습니다.
서류심사와 몇 단계의 테스트를 거쳐 최종 선발될 선수들은 22명입니다. 대략 10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단 22명만이 남게 됩니다. 지원자가 많았던 만큼 어떤 기준으로 참가자들을 가려내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온라인을 통해 적지 않게 올라옵니다. 지난 1차테스트 현장에서 이을용 감독과 함께 ‘청춘FC’의 사령탑이 된 안정환 감독에게 물어봤습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안정환 감독은 2300여명의 선수 중 520여명을 선발한 서류심사에 대해 “소속이 있는 선수는 안 된다. 운동을 너무 오래 쉰 선수, 5년 이상 쉬면 다시 뛰기 힘들다고 봤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좋은 팀에서 뛰었거나 대표팀에 있었던 선수들”도 일부 제외한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그램의 취지가 축구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인 만큼 “이런 선수들은 그만큼의 경험을 한 번 가졌던 것이라고 봤다.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축구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친구들을 먼저 생각했다”고 전해줬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부에서 활약했던 경력이 있어야 서류심사의 문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1차 테스트의 경우에도 지구력, 체력, 스피드, 경기운영능력 등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는 채점표가 두 명의 공동감독과 신태용 이운재 최진철 심사위원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모인 지원자들이 많기에 안정환 감독은 “같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아무래도 생계가 걸려있는 사람 쪽으로 기울게 심사를 할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상황이라든지 돈을 벌어 먹고 살아야 하는 지원자라면, 그 쪽으로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했던 5명의 심사위원들은 수많은 선수들을 매의 눈으로 살피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이것이 지원자들에게 얼마나 큰 기회라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판단해선 안 된다”(이운재 심사위원)는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