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한인은행 ‘빅3′ 중 BBCN과 윌셔은행이 20일 내놓은 올해 2 분기(4~6월) 실적발표를 보면 한인은행의 수익성과 성장동력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알 수 있다.
BBCN과 윌셔 모두 외형적으로는 자산이 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무리다.
우선 전분기에도 그러했지만 두 은행 모두 은행영업의 수익성 지표로 삼는 ‘순이자 마진(Net Interest Margin·NIM)’의 부진이 눈에 띤다.
BBCN은 올해 분기 NIM이 전분기 3.87%에서 3.91%로 소폭 개선 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0%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것이다. 윌셔은행도 2분기 연속으로 NIM이 떨어졌다. 윌셔의 2분기 NIM은 3.59%로 전분기 3.69%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5% 보다도 감소했다.
두 은행은 최근 수년간 연이은 합병으로 자산과 대출 그리고 예금 등의 외형을 크게 키웠다. 하지만 늘어난 외형만큼 내실을 갖추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문별 실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BBCN의 2분기 자산대비 수익률(ROA)과 자기자본 수익률(ROE)은 각각 1.26%와 10.13%다. 1분기의 1.19%에서 반등에 성공했다지만 2014년 4분기(1.28%)와 전년동기 1.31%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ROE 또한 전분기 9.60%을 딛고 다시 10%선을 회복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59%에는 못미치는 실적이다.
윌셔 또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윌셔의 2분기 ROA는 1.39%, ROE는 12.12% 를 기록했다. ROA는 전분기 (1.75%)와 전년동기 (1.62%)대비 모두 줄었고, ROE도 전분기 (14.89%)와 전년동기 (12.77%)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BBCN의 2분기 실적을 보면 BBCN이 한미은행과 유사하게 성장 보다는 효율과 축소를 중심으로 한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는 판단이 들게 한다.이른바 놀던 유휴자금이 대출로 향한 흐름이 보이며 여기에 무이자 예금이 늘었다. 예금은 줄었지만 차입금을 늘려 정착성 예금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했다. 만족할만한 실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분명 개선된 요소가 있다.
윌셔의 경우 BBCN 보다 조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출이 감소했는데 이것이 영업부문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출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금이 늘었다지만 높은 이자를 주는 CD예금이 크게 늘어 효율적인 측면에서 의문점을 주고 있다. 또 뱅크오브 맨해튼을 인수하며 모기지 부서를 강화했는데 이들이 과연 얼마만큼 실적을 냈는 지에 대한 정확한 발표가 없어 아직 인수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순익은 줄어들었음에도 전체적인 급여(페이롤)는 150만달러 가량 늘어 눈에 거슬린다. 자금 관리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2분기 실적은 윌셔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뚜렷하게 개선된 게 없는 실적에도 아랑곳없이 두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BBCN 케빈 김 행장은 “지난 2분기 자산과 순익은 물론 대출까지 증가하며 은행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아쉽게 예금이 줄었지만 무이자 예금이 4% 증가하며 오히려 자산 건전성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윌셔은행 유재환 행장은 “은행의 지속적 성장에 따라 15일을 기해 주주들에게 주당 6센트의 현금 배당을 할 수 있었다”며 “특히 지난 2분기에는 뱅크 오브 맨해튼의 모기지 부서를 합병한 효과가 나타나며 9000만달러 이상의 대출에 성공하는 등 은행의 안정적 미래를 약속하는 긍정적 요소가 많이 나타났다”라고 강조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