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집’PD, “자식 만나 흘리는 어머니의 눈물은 동서양이 똑같았다”

-“친구라는 정서가 프로그램을 차별화시킨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비정상회담’ 출연으로 친구가 된 사람들의 나라와 집을 찾아가는 과정과 친구 집을 방문해 부대껴 살며 겪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는 여행예능이다. 중국 벨기에 네팔 이탈리아에 이어 다섯 번째 행선지인 캐나다의 기욤 패트리의 집을 방문중이다.

‘내친구집’은 현존하는 여행 프로그램중에서 외국인 문화를 가장 깊숙이 들어가 체험해볼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있는 게 큰 미덕이다. 여행지에서 태어나 자랐던 외국인이 친구이기 때문에 마치 국내여행처럼 친구의 가족과 친구, 지인들과 허물 없이 어울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친구집’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내친구집’의 방현영 PD는 “‘내친구집’은 친구라는 정서가 프로그램을 차별화시킨다. 그동안 외국인들도 방송에 많이 나왔고, 여행 프로그램도 많았다”면서 “단순히 외국과 외국인이 나온다는 걸로는 승부할 수 없다. 시청자에게 친숙한 사람이어야 했다. 주인공을 친구로 쓴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방현영 PD는 “‘비정상회담’이 먹히는 걸 봤기 때문에 친숙하게 표현되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이들은 한국과 자기 나라에 각각 집에 있는 특이한 종족이다. 한국어를 잘하고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이 외국인 친구가 한 명만 있으면 여행지에서 웬만한 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방현영 PD는 “우리는 접근법이 다르다. 인터뷰로부터 시작된다. 본인과 부모 가족 친척 친구의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 추억부터 먹는 것, 학교에서의 생활 등을 듣고 그것을 동선으로 삼아 불려나간다. 그 사람의 삶과 시간을 제 3자가 정해주는 루트로 따라가는 형식이다”고 전했다.

방현영 PD는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인상적이었다. 히피 출신의 벨기에 줄리안 부모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얘기를 들려주었고, 이탈리아의 알베르토는 전 여자 친구와도 스스럼 없이 우정을 과시했다. 유세윤이 어색해서 차마 질문을 못하고 있는데, 본인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문화비교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방 PD는 “알베르토는 사회생활을 잘하는 친구다. 적을 안만든다. 똑똑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다”면서 “이탈리아에서도 알베르토는 고향 친구들을 통해 건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성실한 네팔 청년 수잔이 어떤 슬픔과 고민을 안고 사는지도 이해하게 됐다. 수잔 할머니는 집안에서 정해준 집안의 처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전통적인 가치관이 남아있는 가운데 수잔은 도시계획학을 공부하며 네팔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네팔이 지진으로 수잔도 우리도 너무 가슴아파했는데, 방송이 나간 후 유니세프를 통해 모금액이 늘어나 방송하는 보람도 느꼈다.”

이어 “캐나다의 헨리집은 중국 이민자 가정으로 교육열이 강했다. 부모님이 TV를 못보게 하고, 인터넷의 모뎀도 끊어 자식들이 음악과 공부에 열중하게 했다”면서 “캐나다 청년 기욤의 부모님은 이혼후에도 같은 동네에서(아빠는 쿠바 여인과 재혼한 상태) 지내며 각자의 행복을 추구했다. 각자가 서로의 생활과 독립을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 PD는 “하지만 아들을 사랑하고 헤어지기 싫어 흘리는 어머니의눈물과, 부모가 걱정할까봐 힘든 점을 표현하지 않는 아들들의 무뚝뚝함은 동서양을 초월하는 만국공통이라는 점이 신기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MBC에 입사한 방현영 PD는 2011년 종편 개국과 함께 JTBC로 옮겨 ‘김국진의 현장박치기‘ ‘님과 함께’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을 연출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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