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하 ‘미션 임파서블5’)에서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불가능’할 것 같은 액션에 도전한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대형 수송기에 매달리는 장면은, 유튜브 영상보다 실제 공개된 영화에서 더욱 극한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선사한다. 특수효과나 스턴트의 도움은 없었다. 강한 바람에 눈을 보호할 렌즈를 착용하고 와이어 하나에 몸을 맡긴 채, 지상 1.5㎞ 높이까지 날아올랐다. 이 장면을 무려 8번이나 반복했다고. 액션 연기에 단련될대로 단련된 톰 크루즈조차 외신 인터뷰를 통해 “전날 밤 잠을 못 잤다”고 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촬영이었다.
이 밖에도 육해공을 넘나드는 액션이 펼쳐진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모터사이클 액션과 좁은 골목길을 달리는 카 체이싱 액션은 기본이다. 오프닝의 공중 액션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수중 액션이다. 극 중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산소 없이 26만 리터 물이 담긴 수조를 통과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에 직면한다. 이 장면을 위해 실제로 톰 크루즈는 기계 장치와 산소에 의존하지 않고 물에 뛰어드는 프리다이빙을 훈련했다고. 결국 26만 리터의 물 속에서 약 6분 간 호흡을 멈춘 채, 눈을 뗄 수 없는 수중 액션을 완성했다. 올해로 53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수송기 액션 촬영 전 렌즈 착용 중인 톰 크루즈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화면] |
톰 크루즈는 대역 없이 고난도 액션 신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것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이유이기도 했다. ‘미션 임파서블2’에선 600m 절벽을 와이어 하나에 의지해 맨손으로 등반했고, 3편에선 중국의 56층짜리 헹샨류 빌딩에 매달려 스턴트없이 촬영했다. 또 4번째 작품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에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 외벽을 기어오르는 등 기예에 가까운 액션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만하면 할리우드 (액션) 배우를 ‘극한직업’에 올려놔야할 정도다.
일흔을 앞둔 아놀드 슈워제네거 역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손주뻘 할리우드 신성들과 어우러져 위화감 없는 액션을 펼쳤다. 톰 크루즈보다 훨씬 고령이다보니 거칠게 몸을 쓰는 액션 분량이 많지는 않았다. 다만, 결연한 표정으로 호기롭게 총을 쏘는 모습이라던지, 묘하게 온기가 느껴지는 특유의 로봇 연기 등은 과거 터미네이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성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근육질 몸매와 액션 연기를 버텨내는 체력. 비결은 운동이었다. 내한 당시 슈워제네거는 “매일 운동한다. 어제 서울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운동이다. 오늘도 새벽 네시반에 일어나 한시간 동안 운동했다. 어디를 가든지 매일매일 운동한다”고 설명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재력도 명예도 충분히 가진 스타들이 극한의 위험에 자신을 굳이 내몰 필요는 없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조차 톰 크루즈를 향해 “미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그 위험성이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라도 하듯 몸을 내던지는 이들의 활약을 보노라면 어쩐지 뭉클해진다. 외모는 나이를 속일 수 없지만, 여전히 액션 스타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그들을 보며 위안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다음 ‘미션 임파서블’과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조금은 몸을 사려가면서 출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을 더 건강한 모습으로, 더 오래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이야 다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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