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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이 워킹타운에서 베드타운으로 변신하고 있다.
LA 다운타운은 한때 오후 5시만 지나면 거리에 지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유동 인구가 적었다. 주거 공간과 편의시설이 부족했던데다 치안마저 불안하다 보니 사람들은 일과만 마치면 부랴부랴 다운타운을 떠났다. 하지만 불과 수년사이 LA 다운타운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거듭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이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값에 주목한 대형 개발업체들이 서로 앞다퉈 다양한 콘도와 상가를 건설했고 사람들도 새로운 주거공간을 찾아 몰려들었다.
연방인구조사국 센서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당시 2만 7849명에 불과했던 LA 다운타운 거주인구는 지난 2013년 5만 2400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5년 현재 거주민 7만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7년이면 LA 다운타운의 거주 인구가 10만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입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LA 다운타운을 상징하던 오피스 빌딩은 감소하고 있다. 워킹타운에서 베드타운으로 탈바꿈하면서 LA 다운타운의 건축물 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 20%에 달한다. 기업들은 좀더 렌트비가 저렴한 타 지역에 오파스공간을 얻고 있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건물들은 하루가 다르게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나마 기존 빌딩들도 단순한 오피스 빌딩이 아닌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일과 주거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다용도 빌딩으로 리노베이션에 한창이다.
최근 LA 다운타운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예정인 프로젝트를 보면 콘도 공사가 65건으로 오피스및 리테일 공사 16건을 4배 가량 넘어서고 있다. 이 중 대다수는 기존 오피스 빌딩에 대한 용도 변경 프로젝트다. 특히 중국 그린랜드의 자본을 투자해 건설 중인 메트로 폴리스 콘도 프로젝트는 완공을 2년이나 남겨두고 있는데도 이미 40%이상 판매에 성공하며 그 수요(유입인구)를 반영하고 있다. 베드타운으로 변신한 LA 다운타운이지만 주차시설과 교육시설만큼은 여전히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축 관계자들은 “LA 다운타운은 타 지역에 비해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주민의 비중이 높고 자전거나 버스 그리고 지하철 등 교통수단도 잘 갖춰져 있다”며 “하지만 유입되는 인구수를 모두 수용할 만큼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 이주민의 경우 유닛 당 거주인구와 배정된 주차 공간이 맞지 않아 건물 인근에 주차장을 빌리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학교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지역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기본 교육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인근에 위치한 사립학교를 찾야야 한다. 지역이 완전한 베드타운으로 발전하려면 각급 학교가 여러곳 신설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