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웃음축제인 만큼 호주 등 12개국 25개팀이 찾아와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코미디 특강, 코미디 포럼, 코미디 UCC 공모전이 신설됐다. 김학래 이용식 엄용수 등 선배들이 ‘웃찾사’팀과 합동공연을 펼치는 ‘추억의 코미디쇼’도 마련돼 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3회를 맞이하게 된 부코페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행사다. ‘개그형 코미디’의 이상 비대 증상을 보이는 한국 코미디에 다양성을 입힐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한국코미디는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개그형 코미디 일변도다. 콩트형 코미디는 별로 없다. 회당 15개 정도 코너가 방송되는 ‘개콘’에는 지금은 사라진 ‘봉숭아학당’과 ‘집으로’와 같은 콩트형 코미디가 1~2개뿐이다.
개그형 코미디는 TV 방송용으로 최적화된 코미디이자, 코미디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개콘’으로 대표되는 이 개그형 코미디가 코미디의 전부인양 인식되고 있다.
연기력이 뒷받침돼 있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토크형 개그가 득세하고 성대모사, 스타 흉내내기, 이상한 동작 등으로 웃기는 코미디언이 많은 것도 이런 환경때문이다. 그러나 한두가지 개인기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가도 살아남기 힘들다.
과거 크게 히트한 ‘웃으면 복이 와요’ ‘유머일번지’ ‘일요일 밤의 대행진’ ‘폭소 대작전’ ‘코미디 극장’ ‘열려라 웃음천국’ ‘코미디 전망대’ 등 콩트형 코미디나 버라이어티 코미디 프로그램들이이 없어졌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코미디언의 장수화를 가능하게 했다. 그 때 탄생한 코미디언은 김형곤, 최양락, 임하룡, 김미화, 김한국, 이홍렬, 주병진, 이성미, 이경규, 신동엽 등이다.
이런 환경에서 부코페는 코미디의 스타일과 장르를 다양화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개콘’ 등 방송용 코미디 못지 않게 길거리와 소극장 등에서 실력을 닦은 공연형 코미디언들이 활기를 보인다. 극 연기에 마임, 저글링, 서커스, 비트박스, 마술, 그림자극도 살짝 곁들인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초청된 호주팀 엄빌리컬 브라더스와 ‘킹스맨‘을 연상시키는 매트 리카르도(영국) 등 외국 코미디팀들이 한국코미디와 무엇이 어떻게 다르며, 또 무대를 얼마나 넓게 활용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려고 애를 쓰는지를 한번 볼만하다. 수많은 공연을 통해 살아남은 것과 TV 출연을 통해 살아남은 것의 차이도 볼 수 있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던 넘버벌 코미디팀인 옹알스도 부코페에서 외국 코미디 관계자 눈에 띄어 살아났다. 옹알스는 이제 멜버른 코미디페스티발 등 전세계 코미디축제에 초청받는 단계가 됐다. 제2, 3의 옹알스팀도 나와야 한다.
부코페는 이밖에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코미디를 산업으로 만들 수 있고, 관광산업과도 직결된다. 부산을 ‘창조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