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영화 ‘침묵의 시선’(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언론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영화 상영 후 간담회 자리에는 한국을 방문한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침묵의 시선’은 1965년 인도네시아 100만 명 대학살 사건으로 형을 잃은 ‘아디’가 50년 후 자신의 형을 죽인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전 세계 70개 이상의 영화상을 휩쓴 전작 ‘액트 오브 킬링’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날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은 “서울에 와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그 누구도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우리가 곧 과거이고 과거가 언젠가 우리를 따라잡을 것이고 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극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과거는 죽지도 않았고 지나가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힘든 일이 많았던 상황이 있는데 영화를 상영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침묵의 시선’에 대해 “(대학살 사건이) 평범한 사람들, 50년 동안 공포에 떨며 살았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보여준다. 가해자들에게 사과를 받아내려 하지만 실패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을 통해 피해자들의 공포, 가해자들의 죄책감의 심연이 얼마나 깊은 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진실과 화해, 정의를 지지하는 운동에 동기 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작 ‘액트 오브 킬링’이 처음엔 비밀리에 상영됐지만 차후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대학살에 대해 보고 알게 되면서 당시 있었던 일이 반인륜적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그 결과 당시 사건에 대해 진실과 화해를 찾고자 하는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라며 “‘침묵의 시선’도 몇 달 뒤엔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개봉한 ‘침묵의 시선’은, 당시 주인공 아디가 무대에 올랐을 때 15분 간 기립박수가 쏟아질 정도로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극장가에선 오는 9월 3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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