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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어 노래 중 하나인 생일 축하 노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이하 해피 버스데이 노래)가 저작권 대상이 아니라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의 조지 H. 킹 판사는 22일 워너뮤직이 산하 음악출판사를 통해 행사해 온 해피 버스데이 노래의 저작권과 관련해 “워너 측이 주장한 노래 가사에 대한 저작권은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킹 판사는 43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해피 버스데이 노래의 원 저작권자인 ‘클레이턴 F. 서미’는 작곡자로부터 가사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은 적이 없으며, 이 회사로부터 저작권을 사들인 워너 측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킹 판사는 이어 “클레이턴 F. 서미가 보유했다가 워너 측에 넘어간 노래의 저작권은 결국 특정한 버전의 피아노 편곡본에 한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곡인 ‘굿 모닝 투 올’(Good Morning to All)의 기본 선율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공유 대상이었다. 워너 측은 ‘해피 버스데이 투 유’라는 가사에 근거해 저작권을 행사해왔으나, 이번에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원고 측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해피 버스데이 노래가 80년 만에 자유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2013년 해피 버스데이 노래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 제작자와 감독 등이 영화에 이 노래를 사용했다가 워너 측에 저작권료 1천500달러를 지불한 뒤 제기한 것이다.
원고인 영화제작사 ‘굿모닝 투 유 프로덕션스’는 “해피 버스데이 노래는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나, 워너 측이 부당한 방식으로 저작권을 주장하고 이득을 취해왔다”며 소송을 냈다.
워너뮤직 자회사인 ‘워너/채펠’은 지난 1988년 ‘클레이턴 F. 서미’로부터 2천500만 달러에 해피 버스데이 노래의 저작권을 사들였다. 그 뒤 영화나 TV, 연극 공연, 생일축하 카드 등에 이 노래가 사용될 때마다 저작권료로 매년 200만 달러가량을 챙겨왔다. 원고 측은 워너/채펠이 노래 저작권료로 챙긴 500만 달러의 반환과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집단소송도 낸 상태며, 그간 저작권료를 낸 다른 원고들의 추가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워너 측은 “판결문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해피 버스데이 노래의 원곡은 1893년 교사였던 밀드레드 힐과 패티 스미스 힐 자매가 만든 굿 모닝 투 올로 서미는 이 노래와 힐 자매의 다른 곡들에 대한 권리를 양도받아 ‘유치원생을 위한 노래이야기’라는 책으로 펴냈다. 작자 미상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라는 가사가 붙은 것은 그 이후 1900년대 초반의 일이며 출판물로 확인된 것은 1911년이었다. 이후 이 노래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가 각국 언어로 불렸으며 가장 유명한 영어 노래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