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 선생님도 ‘깜빡’…수천만원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 구속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서울 서초경찰서는 수사ㆍ금융기관을 사칭해 현직 대학교수, 초등학교 교사 등에게 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34) 씨 등 4명을 검거, 이 중 김 씨 등 세 명을 구속하고 강모(19)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 피싱 조직원 김 씨 등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초등학교 교사인 최모(44ㆍ여) 씨 등 2명에게 검찰을 사칭해 “대포통장에 연루된 계좌를 안전하게 보호해주겠다”며 타인 계좌로 돈을 이체시키는 수법으로 총 4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김 씨 등은 또 지난 16일 현직 대학 교수인 이모(48) 씨에게 저금리로 돈을 대출해주겠다고 접근해 대부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대출받아 본인 계좌에 예치하게 한 뒤, 신용등급을 높여주겠다며 이 씨의 금융정보를 취득해 그 자리에서 2000만원을 가로채간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보이스피싱 일당은 중국에 있는 총책으로부터 스마트폰 메신저 ‘위쳇’을 통해 현장 상황 등을 수시로 보고하고 지시받으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인 김 씨와 강 씨 등 3명이 현금 인출책을 맡았고, 조선족인 이모(27) 씨가 현금을 중국에 송금하는 환전책 역할이었다.

이들 일당은 사전에 피해자들의 금융거래 정보 등을 입수한 뒤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김 씨 등이 자신의 금융 정보 등을 모두 꿰고 있어, 수사ㆍ금융기관 사칭에도 보이스 피싱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씨 등의 범행은 농업 종사자 조모 씨의 제보로 경찰에 덜미를 잡히며 막을 내렸다.

금융 캐피털에서 여러차례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던 조 씨가 “통장에 거래 실적을 늘려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통장을 요구하는 김 씨 일당의 제안을 미심쩍게 여기고 경찰에 신고한 것.

이후 경찰은 조 씨의 계좌에 입금된 범죄수익을 서초구의 한 은행에서 인출한 강 씨 등과 강 씨 등에게 돈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환전책 이 씨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김 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총책 검거를 위해 중국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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