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예상 뛰어넘는 흥행에는 주원과 김태희가 있다

-용두사미 드라마를 살렸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는 초반 의학과 액션이 가미된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단시일에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정확히는 ‘조폭 왕진 의사’ 주원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 김태희를 구출하고 부터는 이야기가 도통 전개가 되지 않다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암투와 계략, 음모와 배신을 거쳐 결국 둘의 사랑을 확인한 채 끝났다. 


물론 김태희가 복수의 허망함을 알았고 악어들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음도 알게 됐다는 메시지도 제시됐다. 하지만 좋게 말해서 빠른 전개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였지, 엉성한 내용과 뜬금 없는 구성이었다. 용두사미 드라마였다.

이 가운데서도 주원과 김태희의 연기는 ‘베리 굿’이었다. 주원은 이제 완전히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됐다. 주원은 흔들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구축했다.

죽어가는 여동생을 살리기 위한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조폭 왕진 의사를 하는 모습부터, 여진(김태희)의 복수로 인해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 묵직한 존재감으로 자리 잡으며 인간적이고 따뜻한 본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원은 변화무쌍한 감정연기부터 상남자의 카리스마, 순애보까지 다양한 매력과 무결점 연기로 ‘용팔이’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큰 원동력이 됐다.

주원은 섬뜩한 복수를 멈추지 않는 여진을 향해 초지일관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고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길 바라며, 그의 설득에도 변하지 않는 여진에게 눈빛과 표정으로 간절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희는 그동안 억울한 면이 있던 연기력 논란을 떨쳐내고 배우로 한단계 성장했다. 그는 엉성한 스토리덕(?)에 한 작품에서 여러 작품에 등장한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말하는 인형 연기를 하다, 냉혹한 복수극을 다짐했고, 그러다갑자기 간암에 걸리는 바람에, 이 캐릭터들을 모두 연기했다. 이 상황들은 모두 급히 물려서 돌아갔다.

침대에서 일어나 냉혹한 복수극을 펼치는 과정에서 김태희의 과하지 않는, 카리스마를 부각시키는 연기는 볼만했다. 김태희의 적극적인 복수극의 강도가 강할수록 긴장감을 만들어냈고, ‘부군‘ 김태현(주원)과의 복수논리 대결로 갈등 국면을 만들어내는 연기를 할 때는, 완전히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김태희는 이번 작품에서 독기를 품고 연기했다고 했다. 그녀의 연기에는 위엄이 느껴졌다. 점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연기를 펼쳤다.

한편, ‘용팔이‘는 지난 1일 최종회(18회)를 통해 태현(주원)의 품에서 새 삶의 눈을 뜬 여진(김태희)의 모습을 그리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마지막회의 전국 시청률은 20.4%, 수도권 시청률은 21.6%로 기록됐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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