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이모저모…노란 리본부터 부녀(父女) 동반 입장까지

[헤럴드경제(부산)=이혜미 기자]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노출’ 만이 주목받는 건 아니다. 저마다의 개성이 묻어나는 독특한 의상이나 퍼포먼스, 혹은 의미심장한 소감 등이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눈에 띄었던 영화인들의 행보 이모저모를 정리해봤다.

▶‘세월호 잊지 말아요’, 레드카펫서 빛난 노란리본=세월호 참사 이후 영화계의 추모 열기는 각별했다. 당시 참사를 재조명하거나 남겨진 이들의 사연을 담은 영화들이 제작됐고, 영화인들의 행보가 잊지 말아야 할 아픔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도 꺼지지 않은 추모의 불씨를 엿볼 수 있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박혁권은 이날 노란리본을 단 채 레드카펫을 밟았다. 박혁권은 조재현의 감독 데뷔작 ‘나홀로 휴가’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면서 올해 부산을 찾았다. 배우 문성근도 노란리본을 단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OSEN

▶아버지와 함께 레드카펫 밟은 김규리=배우 김규리는 중년의 남성과 함께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 레드카펫을 밟았다. 말끔한 턱시도 차림의 남성은 다름 아닌 김규리의 아버지였다. 이날 김규리는 자신의 의상 콘셉트를 ‘밤하늘의 별빛과 신사’ 혹은 ‘아버지와 딸’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김규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가 하면, 한 방송에선 당뇨를 앓았던 아버지를 위한 식단을 소개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 혹은 출연진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들 속에서 유독 빛난 등장이었다. 

▶"소녀가 어느덧 이렇게…" 송강호&마리나 골바하리=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사회자로 선정된 한국 배우 송강호와 아프가니스탄 배우 마리나 골바하리는 나란히 레드카펫에 올랐다. 이날 마리나 골바하리는 아프가니스탄 전통 의상으로 보이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마리나 골바하리는 거리에서 구걸을 하다가 감독의 눈에 띄어 스크린 스타가 된 특별한 사연을 가진 배우다. 골바하리의 데뷔작인 ‘천상의 소녀’(2003)는 무려 40년 간 내전을 겪어온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함께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마리나 골바하리에 대해 “어느덧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배우로 성장했다”고 소개해 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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