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아이유의 첫 프로듀싱 음반이 곧 나온다. 오는 23일 발표하는 네 번째 미니앨범 ‘챗셔(CHAT-SHIRE)’다. 많은 기대와 응원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전 아이유는 “장기하와 만난 지 2년 가까이 돼간다”고 장기하와의 열애를 인정했고, 별 탈 없이 넘어갔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아이유가 과거 ‘한밤 트위터 사건‘으로 이미 예방주사를 한번 맞아 ‘빼박‘ 사진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간결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장기하가 11살 연상이지만 아이유를 지켜줄 수 있는 남자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오히려 이상한 남자에게 가느니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한 남자와 연애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팬심이다.
또 아이유가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도 그의 ‘연애’에 난리를 칠 일이 아니라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 트위터 등 SNS에는 “아이유는 실력이 있는데, 연애가 무슨 잘못이라고”라는 분위기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아이돌도 아닌데, 성인이 되면 연애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느냐는 인식이다. 그러다 보니 그많은 오빠팬과 삼촌팬도 아이유의 연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아이유는 아이돌 멤버 나이대지만, 아이돌이 아니다.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아이유가 음악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최대한 지원한다. 소속사에서 기획해 아이유를 기획력에 끼워맞추는 게 아니라 아이유가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아이유가 소속사를 옮기지 않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초창기는 아이유의 비(非)아이돌스러운 행동에 대해, 다시 말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음악적 시도에 대해 “완전히 어울린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돌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애가 왜 무리를 하지 하는 시선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유는 대선배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래이션을 통해새로운 시도를 했다. ‘Modern Times‘(2013)와 ‘꽃갈피’(2014) 등을 통해 오래된 노래와 과거 작곡가들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복고‘ 이미지를 쌓았다. 또래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복고는 아이유를 새롭게 만들었고 중년 팬까지 새롭게 유입시켰다. 그리고는 다양한 음악 장르에 도전하고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도 참가했다.
그러면서 아이유는 자신의 목소리, 자신에게 최적화된 음악을 찾아나섰다. 새로운 시도는 리스크가 있지만, 잘 넘기면 엄청난 성장을 약속해준다. 아이유가 그런 케이스이다.
아이유의 소속사에 따르면, 아이유는 마니아팬이 140만명 정도이며, 아이유가 공연하면 갈 사람을 17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아이유는 여성팬이 많다고 한다.
아이유는 귀엽고 발랄한 ‘마쉬멜로우’와 ‘부’를 부를 때만 해도 이미지 메이킹에 어느 정도 기댄 가수였지만(소녀가 기타를 치는 모습도 멋있는 것으로 소비됐다), 이제 자신의 색채를 가진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줄만하다.
아이유는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용케도 살아남았다. 이제 아이유는 아이유만의 길을 걷게 됐다. 아티스트의 길을 가는 아이유에게 연애는 ‘장애’ 요인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다.
아이유는 이번 새 앨범의 전곡을 작사·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해내며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남자친구 장기하와도 대화를 나누고 음악적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