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물 진행이 다양한 배역 도움 줘”
김재원<사진>은 MBC 사극 ‘화정’에서 광해군을 반정으로 몰아낸 인조를 연기했다. 인조는 병자호란때 남한산성으로 피난가고, 항복의 표시로 청태종 홍타이지 앞에서 세번 큰 절을 하고 아홉번 조아리는 치욕을 당한 왕이다. 무능하기로 치면 선조와 인조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김재원은 인조 연기하기가 무척 어려웠다고 했다.
“백성의 나약한 현실을 대변해서 보여준 역사의 굴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조가 왕, 아비, 남자로서 내면에 어떤 게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그걸 찾아가는 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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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은 “우리 역사에는 좋은 일이건, 안 좋은 일이건 배울 게 있다”면서 “역사적 인물을 몇 단어, 몇 문장으로 압축해서 단일화하기보다는 그 인물을 이해하기 위한 시선을 가지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조의 자료를 바탕으로 사주팔자를 해석해 나름대로 연기하는 독특한 방법을 구사했다. 신장과 폐의 강약 등 오장육부를 보고 목소리 등 표현 방식을 달리했다. 그렇게 해서 인조가 역사적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생각했다.
‘삼배구고두레’에 대해서도 “너무 왕의 무능력으로만 보지말라. 왕이 할 수 있는 건 대표해서 사과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겁다”면서 “돈으로 막는 게 제일 편하다. 나 하나 희생해서, 나라가 망하는 걸 막을 수 있다면, 왕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다”고 말했다.
김재원은 인조를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무려 15㎏ 정도를 뺐다. 183㎝의 키에 63㎏인 적도 있었다.
“사극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난이도가 가장 높은 배역이었다. 역시적 인물의 터치는 조심해야 한다. 잘못 해석하면 큰일 난다. 나는 일단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이전에 인조역은 이덕화, 김갑수 선배님등 나이가 많은 분들이었는데, 나는 그 분들과 인조를 조금 다르게 본 것 같다.”
김재원은 ‘화정’의 김상호 PD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다. “감독님이 광해는 나와 안어울릴 것이라고 하니 결국 인조밖에 없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왕의 모습은 많이 다뤘지만, 왕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다룬 작품은 많이 없어 이번 작품으로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재원은 예능 ‘4남1녀㎦’에도 출연했고, 주변의 권유로 시사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을 진행하고 있다.
“‘4남1녀’ 출연자들이 다 잘됐다. 김구라와 서장훈은 예능에서 날고 있고 이하늬는 CF에 나온다. 당시 ‘4남1녀’ 박진경 PD는 ‘마이리틀텔레비전’을 연출하신다. 그 때도 박진경 PD의 ‘카피’는 톡톡 튀었다. 이젠 나만 잘하면 된다.”
김재원은 시사물에서 다양한 소재를 다룬 게 연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재원은 한양대 관광대학원 석사과정을 한학기 남겨놓고 있다. 모든 문화콘텐츠가 관광상품이라고 생각하고 관광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부족한 게 많아 멜로건 장르건 두루 도전한다고 했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유연하면서도 자신만의 해석력이 있어 보였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