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 18일로 100회를 맞았다. 아이의 육아와 소통에 익숙하지 않는 아빠들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는 게 흐뭇했다. 귀여운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들, 말을 못하던 아이가 구체적인 표현법까지 익히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아빠도 처음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걸 힘들어했지만 경험과 요령이 쌓이면서 쌍둥이는 물론이고 삼둥이, 오둥이까지 돌보는 슈퍼 대디가 됐다. 아이들의 귀여움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아빠들의 따스한 육아기는 몇차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기 지속의 요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지속되면서 약간은 불가피할 지도 모르지만, 체크해야 될 부분도 생겼다. 그동안 몇차례의 논란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진정성이 훼손돼 간다는 점이다. 출연자와 가족들이 대거 CF에 출연해 상업적 색채를 띠게되면서 진정성이 점점 더 흐려져 가는 양상이다.
요즘 추성훈과 추사랑, 추성훈의 아버지까지 나오는 CF, 송일국과 삼둥이가 나오는 CF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CF에 나오는 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육아 프로그램의 인기에서 생긴 이미지가 상업적인 CF까지 계속 연결되는 걸 바라보는 것은 별로 반갑지 않다.
안그래도 ‘금수저’ 물고나온 연예인 2세의 특혜성 TV 출연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런 CF가 좋게 보일 리 없다. 따라서 ‘슈퍼맨’ 출연으로 인해 생긴 이미지가 공익광고나 재능 기부 광고가 아닌 100% 상업적인 CF에 연결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출연을 자제하는 게 옳다.
또 하나, ‘슈퍼맨‘은 각종 체험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서당체험, 안전체험, 도자기만들기, 치즈목장체험장 등 아이들에게 교육시키고 체험하게 하는 것들은 필요하다.
추사랑이 무서운 훈장님 앞에서 한글 붓글씨에 도전해 한글 이름을 쓰는 걸 성공시키고 점점 예의 바른 어린이로 성장하는 걸 보는 건 기특하다. 제작진도 체험 종류를 엄선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떨 때는 ‘체험 퍼레이드’를 펼치는 감이 있다. 이런 체험장들은 모두 상업적인 공간이고, 체험을 위해 가는 장소들이 협찬이나 간접광고와 연관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들은 일반인 가정의 모습과는 다른 부유층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공감대를 떨어뜨리고 ‘흙수저’들에게는 박탈감을 느끼게 할 때도 있다. 여기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물질적으로만 따져도 보통 사람들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예능에서 시청자들이 자신들과 동떨어진 연예인의 삶을 구경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슈퍼맨’이 초창기 큰 인기를 얻은 비결은 추사랑과 삼둥이가 큰 역할을 했지만,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과 일상의 소소함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슈퍼맨’이 한 가족, 또는 두 가족이 합쳐 여기저기 체험하러 돌아다니기 보다는 일반인들의 일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생활들을 좀 더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가족예능은 양날의 검이다. 연예인들이 가족간에 소소한 관계와 소통을 하는 모습이 공감대를 이루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하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희석되거나 특혜 시비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아빠를 부탁해’는 20대 딸과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에 있는 아빠의 짠한 모습을 그리고, 서로 조금씩 이해해 나가는 장면들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공감대가 약화됐다. 조금 더 초심을 찾아야 할 때다.
‘자기야-백년손님’은 연예인(일반인도 포함돼 있음)과 가족들이 나오지만, 후포리 후타삼 어르신들의 거침없고 구수한 입담이 시청자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큰 웃음을 남기고 있다. 또 장모와 사위를 등장시켜 기존 예능과 달리 자연스러운 우리 일상 같은 풍경과 자극적이지 않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게 ‘자기야’가 300회까지 오게 된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