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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활짝 웃는 날 만들어야죠”
LA지역 한인 경제계의 기틀을 마련했던 봉제업계를 이끌 새로운 회장이 지난 13일 선출됐다.
대다수의 의류 업체들이 이제는 값싼 해외로 생산지를 옮긴 탓에 LA지역 한인 봉제 업계는 해 마다 생산 환경이 크게 악화돼 말 그대로 웃는날이 없어졌다. 최대성 차기 봉제협회장은 16년전인 지난 1999년 21대 이사장을 거쳐 2003년에는 수석부회장 등 회장을 제외한 협회 주요 임원직을 두루 거쳤다.
1979년부터 40년 가까이 LA에서 봉제업을 해온 나름 원로측에 속하는 최 회장이 다시 협회를 이끌게 된 것은 변화를 통해 차세대 전환을 꼭 이루겠다는 마음 때문이다.
“지난 40여년간 많은 1세 봉제인들이 LA지역에서 한인 중심의 의류 산업을 키웠고 또 그렇게해서 번 돈으로 다수의 은행 설립을 비롯해 한인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해 왔다”라며 “어떻게 보면 많은 봉제 1세대들이 과거의 영광만 생각한 채 차세대 전환에는 미흡했다”고 말했다.
최 차기 회장이 던진 이 말은 지난 10여년간 정체돼 있던 업계와 협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발 도상국가로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많은 의류 업체들이 생산지를 이전 해온 지난 10여년 간 LA지역 한인 봉제업계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어쩌면 뒷걸음질 쳤다고 표현하는 일부의 지적이 맞을지도 모른다.
최 차기 회장은 우선 일부 업체들과 힘을 모아 엘파소 지역으로 공동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LA에 비해 생산 비용도 크게 낮고 규제도 덜한 텍사스 지역으로 일부 업체가 이전해 생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고비용 구조인 LA생산 기반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업계를 체질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 역시 최 회장의 계획이다.
단순히 미국 내 생산지 이원화에 그치지 않고 미국산(Made In USA)를 홍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는 소규모 업체들이지만 협회원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대형 의류 유통업체들의 생산 주문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이 세운 다양한 활성화 방안은 1세대 봉제인들의 힘만으로 만들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정체돼 있는 봉제 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차세대들의 참여를 더욱 확대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내년부터 젊은 봉제인과 차세대 예비 봉제인들을 위해 1세대들과 연계한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미주한인봉제협회 최대성 차기 회장은 “물길 중간에 깊은 웅덩이가 생긴다면 한동안 물이 고이고 또 오래 고인 물은 자연히 썩기 마련이다”라며 “이제는 위에서 새로운 물을 내려 보다 웅덩이에 오래 고여 있던 물을 내려 보낼때”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