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조정석 “‘특종:량첸살인기, 내게 기회이자 도전”

최근 브라운관과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를 뽑으라면 단연 이 배우가 아닐까. ‘건축학개론’(2012) 납뜩이로 등장했을 당시 대중에게 신선한 얼굴이라며 이름을 알린지 얼마 되지 않아 2015년 당당하게 첫 단독 주연작을 필모그래피에 올리게 됐다.

‘특종: 량첸살인기’는 연쇄살인사건에 관한 일생일대의 특종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알게 된 기자 ‘허무혁’.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 그의 오보대로 실제 사건이 발생하며 일이 점점 커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때 여유롭게 기자를 만났던 조정석을 ‘특종:량첸살인기’를 통해 또 다시 만나게 됐다. 이번에는 여유로움보다는 밝지만 긴장한 기색을 드러냈다. 첫 단독 주연작인만큼 기대는 한 껏 커졌고 어깨 역시 한층 무거워졌다. 그런 조정석의 표정을 보고있자니 기분 좋은 ‘벅차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많은 부담감을 느껴요. 조명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영화를 찍을 땐 몰랐는데 개봉을 앞두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전 영화들과 개봉을 기다리는 심정이 남달라요. 잘되면 진짜 눈물 날 것 같아요.”

‘연애의 온도’로 영화계에 무섭게 이름을 알린 노덕 감독의 차기작이기에 안팎의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결국 이 시나리오는 조정석에게 돌아갔다. 그에게 이 시나리오를 어떻게 읽었냐고 물었더니 “이건 기회이고 도전”이었다고.

“‘특종:량첸살인기’ 시나리오를 받았던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어요. 시나리오도 너무 재미있었고요. 받은 다음날 바로 한다고 그랬어요. 그 안에 원톱이라는 기회도 있어서 제게는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었죠.”

“끊김없이 시나리오가 잘 읽혔어요. 아무리 코미디가 없는 정극이라도 나를 집중시켰고 긴박감이 있으면 전 그걸 좋았고, 재미있었다고 표현해요. 이 시나리오가 그랬죠. 이야기가 저를 확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조정석의 매력은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역할을 사랑스럽게 소화하는 점이 아닐까. 이번에도 허무혁이 거짓말로 상황을 안좋게 끌어가지만 그 안에서 관객도 모르게 허무혁을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조정석은 허무혁의 A부터 Z까지 디테일을 준비하면서도, 촬영 내내 전체적인 그림을 잊지 않으려고 했단다.

“불안, 초조한 상황들서 벗어날 수가 없는 허무혁을 표현하면서 그 긴장감까지 가져가야 하는 계산도 있어야 했어요. 나무를 잘 가꾸면서 숲을 잘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것들을 신경 많이 썼어요. 예를 들어 대학로 장면에서 허무혁이 상황에 맞는 연기와 호흡이 필요한데,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것들은 연구를 많이 해서 가져갔어요.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제가 그게 정말 중요했거든요.”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특종:량첸살인기’는 언론은 물론, 대규모 시사회에서도 평단,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노덕 감독과 조정석의 궁합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쫀쫀한 재미를 줬다. 노덕 감독의 위트있는 대사, 놓치지 않은 긴장감, 해학과 풍자가 있는 스토리, 그 안에서 허무혁 기자라는 캐릭터에 동화돼 잘 녹여낸 조정석까지. 그 역시 노덕 감독과의 케미스트리가 좋았었다고 털어놨다.

“여감독님이라고 특별히 다른 감독님들과의 특별한 성별 차이는 못느꼈어요. 그런걸 염두를 잘 안하는 편입니다. 오로지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선장님처럼 감독님을 생각했어요. 감독님으로서는 카리스가 넘친다거나 이런 느낌이 아니라 호쾌하고 디테일하세요. 그런 양날의 검을 가진 분이죠.”

“인간 노덕 감독님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어요.하하. 귀여운데 진중한 면이 있어요. 위트도 있고요. 이런 하이퀄리티 코미디를 연출하려면 그런 센스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를 쓰고 연출한 것을 보면 천재성이 다분해요.”

방송 기자 직업을 연기 해야하는만큼 조정석은 뉴스도 찾아보고, 리포팅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세심하게 준비해갔지만 편집된 부분들도 아낌없이 털어놨다. 그러면서 본인이 분석한 리포팅 자세까지 자리에 일어나서 보여줬다. 그가 어느 정도 열의를 가지고 임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리포팅할 때 일부러 오버하면서 하는게 일부러 설정한 거였어요. 그런데 편집이 많이 되고 발음이 조금 흐려진 것만 나와서 실수처럼 보이더라고요. 하하. 현장감을 전달해보고자 했습니다. 리포팅 위해서 뉴스를 많이 챙겨봤어요. 악센트, 리포팅 할 때의 자세같은 걸 유심히 봤고 감독님도 그걸 좋아하셨어요. 나름 연구를 굉장히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웃음)”

조정석은 이번 폐건물에서 액션신을 소화해야했다. ‘화려한’, ‘멋있는’ 액션신이 아닌, 일반인들이 하는 격렬한 몸싸움이라게 그의 설명. ‘역린’에서 조선 최고의 무사를 연기한 바 있는 조정석은 일명 ‘막싸움’이 더 힘들었노라 고백했다. 또 막싸움과 완벽한 합의 액션신에 대한 차이점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막싸움이어도 합이 있어서 어려웠어요. 둔탁해보여야 하고 일반인들의 싸움으 보여줘야 해서 힘들었어요. 감독님은 액션 장면을 찍고 만족하셨더라고요. 중요한장면인데 잘 나온 것 같다고요.”

“막싸움은 언제 어떻게 다칠지 모르죠. 그게 불안한 요소였어요. ‘역린’에서의 액션은 정확하게 합이 있고요. 그런 액션은 한 번에 오케이가 날 수 없어요. 가면 갈 수록 다친데만 다치더라고요.하하.”

‘특종:량첸살인기’는 같은날 ‘돌연변이’와 함께 개봉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작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멜로 연기로 호흡을 맞췄던 박보영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로 열심히 하자고 응원했어요. 보영이도 이 질문을 받고 한국 영화가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센스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뷰를 하다보면, 보통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에 많이 아쉬워하곤 했다. 누가 봐도 잘하고 실수한 점이 보이지 않지만 자기 자신만은 만족이 되지 않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다. 조정석 역시 그랬다. 하지만 조정석은 이제 자신의 손에서 떠나보내고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부족한 것들이 너무 많이 보여요. 연기적으로 저만 알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너무 많은데 만족 하려고 해요. 제 성격이 워낙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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