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내실전략 한계에 왔나

한미

올들어 성장보다는 내실을 택한 ‘근육다지기 전략’으로 승승장구하던 한미은행에 제동이 걸렸다.

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뱅콥(나스닥 심볼: HAFC)이 27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한미은행의 총 자산은 42억 1400만달러로 나타났다.

내실 다지기에 나서며 2분기 연속 감소하던 자산(1분기 40억 8388만, 2분기 39억 7000만달러)이 다시 지난해 4분기 (42억 3000만달러)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BBCN(총자산 75억 8000만달러)과 윌셔(47억 4000만달러)와의 자산 차이도 지난 분기에 비해 좁아졌다.

하지만 늘어난 자산 이외에는 모든 부분에서 퇴보를 면치 못했다. 타 한인은행과 달리 부실자산 정리나 운영비용 줄이기로 실속을 챙기던 한미의 내실 전략이 한계에 부딪친 모양새다.

우선 한미의 순익은 2분기 1395만 9000달러(주당 44센트)로 1분기(1398만4000달러, 주당 44센트)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전년동기 (2180만달러, 주당 68센트)에 비하면 하락폭이 더욱 크다. 3분기 순익이 부진을 면치못하면서 올해 누계순익 역시 3899만7000달러(주당 1달러 22센트)에 그쳐, 지난해 같은기간 4383만 2000달러(주당 1달러 38센트)에 비해 줄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로 삼는 한미의 3분기 ‘순이자 마진(Net Interest Margin·NIM)은 3.80%로 전년동기 3.72%에 비하면 늘었지만 전분기 3.97%와 비교하면 퇴보했다.

한미의 3분기 자산대비 수익률(ROA)과 자기자본 수익률(ROE) 역시 각각 1.38%와 11.55%로 전분기 1.39%와 11.83%에 비해 줄었음은 물론이며 전년동기 2.46%와, 19.97%까지 대입하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하다.

예금은 35억 1869만달러로 2분기 34억 3900만달러에 비해 증가했고, 대출도 2분기 28억 3000만달러에서 3분기 30억 4500만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예금과 대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감소한 것은 그만큼 예금과 대출의 질이 좋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한미는 수익율이 좋았던 채권을 판매하고 UCB 인수 당시 떠안았던 부실 대출 상당수를 정리해 수익으로 개산했다. 또 대손충당금도 쌓지 않았으며 이자 수입도 줄었다. 이말은 곧 이번 실적표에 포함된 수익이 상당부분이 단기적일 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것이란 뜻으로 앞으로는 이런 수익이 계속 생길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한미의 4분기 실적도 3분기와 같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한미은행의 금종국 행장은 “일리노이와 텍사스 주까지 확장한 영업망 그리고 헬스케어 뱅킹 진출이 더해져 한미은행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4개 지점을 통폐합해 운영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비용을 줄였다. 앞으로도 한미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닦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 금융권에서는 한미 주식에 대한 거품론과 또 한번의 M&A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26달러를 오가는 한미의 주식에 거품이 끼어있다며 한미의 실적과 모든 여건을 감안할때 최저 11달러에서 최고 16달러 선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가격으로서는 주주들이나 매입자들이 원하는 순익을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합병 논의가 올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또 마땅한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움을 감안할때 추가 M&A를 통해 영업망을 확충하거나 자산을 늘려야만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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