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박사, 항생제 없는 닭고기 먹을 수 있는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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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 박사가 닭을 비롯한 가금류 사육에 들어가는 항생제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발견해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농무부(USDA) 산하 농업연구센터의 분자생물학자 현순 릴레호즈(한현순) 박사는 특정 음식 보충물과 활생균(probiotics), 영양소, 백신 등이 가금류의 기생충 또는 세균 감염에 대한 면역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금류와 다른 음식을 생산하기 위해 활용되는 항생제가 약물 내성 박테리아를 키운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발견이라고 WP는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항생제로 쉽게 제거되지 않는 박테리아를 의미하는 ‘슈퍼 버그’에 감염돼 수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미 농무부는 전 세계적으로 가금류 감염으로 인한 5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 릴레호즈 박사의 이번 연구성과가 수십억 달러를 절약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안전한 육류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밝혔다.

한국 출생의 릴레호즈 박사는 부친이 간암으로 사망하고 한국에서 교육을 받을 형편이 안 되자 1969년 미국으로 건너가 의학을 전공했다.

릴레호즈 박사는 병원체 생화학분자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학자로, 미국에서 음식을 매개로 한 전염병과 가금류와 가축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의 원인 등에 대해 연구했다.

미 농무부 캐서린 워테키 국장은 릴레호즈 박사를 매우 뛰어난 과학자이자 중요한 일을 하는 공무원이라며 가금류의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항생제 대체품을 개발한 이번 연구는 진보된 과학과 실제적인 응용을 보여준 것이라고 칭찬했다.릴레호즈 박사는 지난달 7일 미국 연방 공무원 중 뛰어난 업적을 보여준 공무원에게 부여되는 ‘올해의 연방 공무원’(새미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릴레호즈 박사는 “나의 일을 직업으로서만 보지 않고 이 나라와 과학에 이바지하는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농부와 동물들과 함께 진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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