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엔터] 더 이상 ‘여동생’이 아닌 아이유…날카로워진 대중의 시선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가수 아이유(IU)를 둘러싼 잇단 구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가장 큰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곳은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 밑에 달린 댓글란이다. 과거와는 달리 아이유를 비난 하는 성격의 댓글이 ‘베플(가장 인기가 높은 댓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대중이 더 이상 아이유를 ‘여동생’으로 보지 않음을 방증하는 변화이다. 한 번 터진 구설은 걷잡을 수 없이 범위를 확장하고 새로운 구설을 재생산하고 있다. 


무단 샘플링 의혹= 아이유의 새 미니앨범 ‘챗셔’에 실린 보너스 트랙 ‘투엔티 쓰리(Twenty Three)’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 ‘김미 모어(Gimme More)’를 무단 샘플링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소속사 로엔트리는 “해당 부분은 노래 편곡 과정에서 한 작곡가가 구입해 보유하고 있는 샘플 중 하나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샘플의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즉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소속사 측에 연락을 취해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팬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유의 곡에서 ‘킵 온 로킹(Keep On Rocking)’ 가사를 부르는 백보컬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가 확실하다”며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의 목소리만을 딴 샘플CD를 출시한 적이 없다. 이 부분이 브리트니의 목소리를 따서 썼다는 의심이 가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제제’ 가사 해석 논란= 무단 샘플링 의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보의 수록곡 ‘제제(Zeze)’의 가사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출판사 동녘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유 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가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동녘은 “학대로 인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다섯 살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제제’에다가 망사스타킹을 신기고 핀업걸 자세라니… 핀업걸은 굉장히 상업적이고 성적인 요소가 다분하다”며 “제제가 순수하면서도 심한 행동을 많이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것도 결국은 심각한 학대에 따른 반발심과 애정결핍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제제를 잔인하고 교활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 생각이 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이유는 ‘제제’에 대해 “‘제제’는 소설 속 라임오렌지나무인 ‘밍기뉴’의 관점에서 만들었고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캐릭터만 봤을 때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 있고 섹시하다고 느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동녘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고, 지금도 상처받고 있을 수많은 ‘제제’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이라며 “그런 작가의 의도가 있는 작품을 이렇게 평가하다니”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티저 영상 표절 의혹= 무단 샘플링 의혹과 가사 해석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제제’의 티저 영상에 대한 표절 의혹도 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유의 ‘제제’ 티저가 독일의 가수 앙겔라 콜러(Angela Kohler)가 지난 2010년에 공개한 ‘로스트 싱스(Lost Things)’의 뮤직비디오의 일부 장면과 유사하다고 지적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과 아이유의 티저 영상은 동일하게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해 촬영됐다. 이밖에도 두 영상 모두 누워있는 소녀를 나무로 표현하고 소녀의 머리카락을 나뭇잎으로 형상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이유의 새 앨범은 발매 2주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타이틀곡 ‘스물셋’은 물론 수록곡 ‘푸르던’과 ‘무릎’ 역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도 논란 정면 돌파 할까= 아이유는 이미 지금까지 적지 않은 논란에 시달렸고, 또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한 바 있다.

아이유는 지난 2012년 잠옷 차림으로 슈퍼주니어 은혁과 함께 촬영한 트위터 사진이 유출됐을 때에도,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숨어 지내지 않고 정면돌파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너랑 나’가 ‘좋은 날’의 속편이란 지적을 받고 음악적 변신을 시도한 ‘분홍신’은 표절 논란에 휘말렸지만, 아이유는 ‘꽃갈피’를 통해 대선배들의 곡들을 조명하며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반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아이유의 행보는 그 어느 것 하나 전형적인 것이 없었다. 아이유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 논란들을 어떤 식으로 돌파할지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3@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