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8일 ‘슈퍼스타K7’에 참가했다 탈락한 신예영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그램에 대한 폭로성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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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영의 글에는 그간 숱하게 논란이 됐던 촬영과 편집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신력을 무너뜨릴만한 이야기도 담겼다. 제작진의 사전섭외,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채널과 신생기획사의 결탁, 소속계약 종용, 계약 여부에 따른 평가 불이익 등을 언급했다.
‘슈퍼스타K’는 지난 7년간 국내 방송가를 대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존재해왔다. 영광과 환희, 좌절을 겪었고, 그러다 재기에 성공했으며 여전히 살아남았다. 채널 엠넷에도 프로그램은 상징적이다.
이번 논란이 프로그램에 치명적인 것은 참가자가 제기한 문제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는 시작부터 창대했다. 2009년 72만명의 지원자를 불러모으며 시작됐던 ‘슈퍼스타K’는 대형 기획사를 등에 업은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장악하던 시점과 맞물려 태어났다.
90년대 후반 아이돌그룹이 등장하며 가요계에는 탄탄한 기획사에서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훈련받은 10대가 넘쳐났다. 20대 가수 지망생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슈퍼스타K’는 20대 지망생들에게, 혹은 기회 조차 가지지 못하는 다양한 세대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주자며 탄생했다.
‘슈퍼스타K’ 시즌2 우승자 허각은 당시 ‘투명사회’의 모델로 불렸다. 중졸 출신, 어려운 가정환경, 가진 건 노래 실력뿐이었던 환풍기 수리공은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공정사회를 향한 갈망에 불을 지폈다.
참가자를 통해 촉발된 논란에 엠넷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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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영은 특히 자신이 재학 중인 서울예술대학교의 겸임교수로부터 엠넷 고위 관계자와 관계된 신생기획사 계약 제의를 받았으며, 해당 계약이 방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엠넷 측은 이에 대해 “해당교수가 신예영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한 바가 있는지 사실확인을 위해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슈퍼스타K’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누구로부터 외압을 받을 수도 받은 적도 없다. 심사위원이 있는 상황에서 순위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명과 반박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K’를 통한 논란이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일련의 주장이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정조준한 탓이다.
프로그램은 지난 7년간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덩치를 키웠다. 기존 가요기획사가 해오던 역할은 공정한 오디션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프로그램과 이를 방송하는 채널이 가져가게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한계가 있다. 오디션은 방송사가 제공한 시스템 위에서만 제공한다. 새로운 무대를 제공하는 것 같지만, 또 다른 권력이 생긴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엠넷 측은 현재 일파만파 번진 논란을 봉합하고, 파이널 무대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 시즌에선 프로그램 최초로 여성 참가자가 톱2에 올랐다. 전 시즌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졌으나, 코러스 출신 천단비가 우승을 하게 되면 ‘슈퍼스타K’도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마지막 축제는 일파만파 번진 논란으로 흠집을 안게 됐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