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7’가 이처럼 초라해진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노래 실력으로도 조금 약했고, 감동을 주기에도 미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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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는 아마추어에게 음악으로 꿈을 실현시켜주는 곳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기적을 맛보는 리얼 감동드라마가 완성된다. 물론 TOP10에 오른 참가자나, 결승전까지 오른 케빈오와 천단비는 꿈을 실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꿈과 이야기(인생)가 노래에 실려 사람들의 귀에 울림을 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우승상금 5억원이 너무 많다는 소리도 나오는 거다.
우승자인 케빈오는 곡을 잘쓰는 아티스트지만, 한국어로 노래를 하면 가사가 잘 안들렸다. 천단비는 결승전에서 케빈오보다 심사위원 점수에서는 앞섰지만, 또 이미 사전투표에서도 이겼지만 문자투표에서 뒤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문자투표에서 뒤집힌 이유가 단순히 인기때문이라면 감동과 여운을 남기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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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7’ 출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자밀킴과 케빈오의 빈약한 한국어 실력으로 인한 제작진의 애로사항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중간에 슬픔을 잘 표현해낸 감성보컬 천단비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면 더욱 더 밋밋해질 뻔 했다.
‘슈퍼스타K’가 시즌7 정도에 오면 포맷의 진부함 등으로 어느 정도 식상해질 수밖에 없다. ‘슈퍼스타K’는 시즌1부터 승승장구하다 2013년 열린 시즌5에서 외면받았다. 그러나 지난 해 우승자 곽진언과 준우승자 김필을 배출한 시즌6으로 다시 살아났다가 또 다시 힘이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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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는 프로그램이 잘 나갈 때는 부분적인 약점과 논란이 나와도 덮어질 수 있다. 악마의 편집이나 사전 연출 논란마저도 오히려 ‘노이즈‘에 일조하는 경향마저 보여주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부진해지면 잡음들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이번 시즌에도 스토리텔링으로는 풍성하지만 노래 실력은 그에 훨씬 못미치는데도 슈퍼패스 기회를 잡은 길민세 논란과 결승전 직전 터진 탈락자 신예영의 ‘폭로성‘ 글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슈퍼스타K7’는 부진했고 진부했다. 부진함과 진부함을 극복하려면 엄청난 가창력을 지닌 참가자들이 계속 나와주면 되겠지만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CJ E&M으로서도 ‘슈퍼스타K’라는 브랜드를 쉽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시즌8, 9를 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
과거 대학가요제의 입상자와 기성가수들은 서로 달랐다. 전자와 후자는 서로 다른 종류의 매력이었다. 대학가요제에 나온 대학생중에는 노래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왠지 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노래를 잘 부르는 순서대로 줄서기를 하지 않았다.
심수봉은 노래를 능수능란하게 잘 불렀지만 대학가요제에서 아무런 상을 받지 못했다. 대학가요제의 심사기준에는 대학생다운 패기와 건강함이 있는데, 명지대 재학생이었던 심수봉의 간드리지는 창법을 대학생다운 패기와 건강함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심수봉은 기성가수군으로 가면 훌륭한 보컬리스트다.
‘슈퍼스타K’에 대학생다운 패기와 건강함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백지영과 김범수가 노래를 프로패셔널하게 잘 부르는 것과는 다른 개성과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데서 오는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런 아쉬움을 막기 위해서는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참가자들이 노래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확 치고 나오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청자들 사이에 ‘진짜가 나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중식이가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를 ‘싸바싸바‘ 하고 부르자 호불호가 갈렸다.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지만, 중식이의 시도만은 충분히 칭찬해줄만했다. 만약 이런 무대가 포텐이 터진다면매력이 충분히 어필할 수도 있다.
결국 ‘슈스케’는 노래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참가자가 있다면 가장 좋다. 훌륭한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성과 매력으로도 대중을 감동시킬 수 있고 그 부분은 ‘슈스케‘의 정체성으로도 중요하다. 앞으로 ‘슈스케’를 지속하려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좀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