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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을 맞은 중년가수 임창정이 신곡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이 노래는 ‘올드’하지 않다. 초겨울에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들고 카페에 앉아 이 노래를 듣다보면마음속이 약간 젖어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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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사랑’의 감성은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차분한 발라드다. 하지만 호소력은 배가된다. 평범과 보편속에서의 수작이라 할만하다. ‘거부감 0’의 이 노래는 90년대 발라드를 한창 들었던 중년이나 요즘 젊은 세대 할 것 없이 편하게 다가온다. 그 말은 90년대 발라드가 철 지난, 한물간 발라드가 아니라는 뜻이다. 추억으로만 회고할 콘텐츠가 아니다. 발라드가 댄스곡, 일렉트로닉의 강한 사운드에 밀려 위축됐는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신호다. 발라드의 촉촉한 감성과 유려한 멜로디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임창정의 발라드는 저력과 뚝심이 있지만 확실한 발화점을 만나지 못했다. 지난해 무려 15곡을 담은 정규 12집을 내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수시로 변화하는 음악 트렌드와 관계없이 자신의 정통발라드를 지켜왔다.
임창정이 작곡한 ‘또 다시 사랑’은 음악의 보편적 가치를 믿게 해준다. ‘또 다시 사랑’의 큰 인기는 장르가 획일화돼 있고, 젊은 가수들 위주인 현 가요계에 다양성의 한 품목을 제공한다. 또 이 노래의 인기는 “영원한 딴따라로 웃으며 살고 싶다”는 임창정의 소원을 실현시켜줄 가능성을 높여준다. 더불어 90년대 발라드 가수들에게도 통찰과 영감을 제공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