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사임당 이름빌려 여자의삶 표현”
“빨리 좀 가요.”, “밀지 마세요.”
휴가철 인천공항 입국심사장을 방불케 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ㆍ중국ㆍ대만ㆍ인도네시아ㆍ싱가포르 등 7개국에서 모인 국내외 취재진과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숫자만 250여명에 달했다. 홍콩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100억원을 투자했고, 한국관광공사 사장까지 출동해 “제작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으며, 해외 취재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역까지 돌아본다”는 이 곳은 방영을 10개월이나 앞둔 SBS 30부작 드라마 ‘사임당’의 기자간담회<사진>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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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아기엄마가 돼서 인사드려요. 아기엄마 입장에서 영광스럽게도 이렇게 멋진 송승헌씨와 함께 해서 기분이 좋습니다.”(이영애)
드라마가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데엔 주연배우들의 공이 혁혁하다. ‘대장금’(MBCㆍ2003) 이후 12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에 나선 한류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이 만났다. 현장에 이영애가 등장하자, 해외 취재진은 함성까지 지르며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여배우의 모습을 담기에 분주했다.
지난 30일 강원도 강릉 씨마크 호텔에서 진행된 ‘사임당’의 취재현장은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하고 기획됐다. 현재 중화권 자본을 품은 드라마 제작현장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공략한 탓에 ‘사임당’은 드라마 제작시스템까지 달라졌다.
한 방송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 매출을 올리기 힘든 구조가 됐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공략해야 하는데, 중국 시장의 규제로 수출길이 막힌 데다 수출을 해도 불법 콘텐츠가 한 차례 돌고난 이후라 온라인 재생수가 예전과 달리 뚝 떨어졌다”며 “드라마의 경우 한류배우 등을 캐스팅한 대작 위주로 사전제작 형태로 진행한다. 중국이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사임당’이다. ‘사임당’은 때문에 명실상부 톱스타들을 섭외, 해외에선 진작부터 유명한 작품이 됐다. 하이라이트 영상 한 번 공개한 적 없는 드라마 ‘사임당’의 취재현장이 북새통을 이룬 이유다.
드라마는 조선시대의 여류화가 사임당 신씨의 삶을 재해석,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촬영을 진행한다. 이영애는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신사임당 1인 2역을 맡아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아니 적어도 7개국 시청자 앞에 섰다. “이영애와 함께 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송승헌은 사임당을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천재화가 이겸 역할을 맡았다.
이영애는 이 드라마를 ‘여성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500년 전 살았던 여자, 아내로서의 삶이 지금 여자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이영애는 “여자들이라면 국경을 넘어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영애와 송승헌이 만난 ‘사임당’은 100% 사전제작돼 내년 9월 SBS를 통해 국내 방송된다. 중국과의 동시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릉=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