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왕따 문화에 일침 가하다

-걱정 말아요 그대편, “따뜻 에피소드, 보고만 있어도 힐링”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TV에서 청소년들이 나와 인터뷰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최근에도 KBS1 ‘다큐공감’여고 축구부편에 나온 마산의 한 여고생도 그렇고, ‘SBS특별기획-바람의 학교‘에도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담이 방송됐다.

19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 14화 ‘걱정 말아요 그대’ 편에서는 그런 왕따 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 훈훈하면서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덕선(혜리)은 공부는 꼴찌지만 착한 마음씨만큼은 일등이다. 간질을 앓고 있는 반장의 엄마에게 특별히 부탁들 받은 덕선은, 반장이 갑자기 간질 증세를 보이자 반 친구들을 시켜 교실 문을 닫고, 간단한 응급처치로 반장을 안전하게 보살폈다.

그 다음 장면이 가장 압권이라고 생각한다. 양호실에서 깨어난 반장이 교실로 돌아오고, 본인이 무안해하고 있을때, 덕선이와 친구들이 보여준 뜻밖의(?) 반응이다.

이상한 사람 쳐보다는 듯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수근대지 않았다. 덕선이를 포함한 반 친구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반장과 함께 도시락을 나눠먹었다. 덕선이는 숟가락을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반장의 숟가락을 가져가 입에 넣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 시절, 교실에서 발작을 일으켜 간질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목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학우를 어떻게 도와주고, 어떻게 함께 하느냐를 가르쳐주고 실천하는 교육이 성적 한 점 올리기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비현실적인 이야기여서 슬프기는 하지만) 그래야 따돌림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

왕따 없는 교실, 질병이 있는 친구마저 끌어안는 교실의 훈훈함은 찡한 감동으로 힐링을 선사했다. 현실이아닌 드라마이고 판타지지만 눈물이 날 정도였다.

학교가 공부만 잘하는 인간을 기르는 동안 교실의 분위기는 점점 삭막해져갔다. 서로를 경쟁자로여기며, 남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아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덕선은 공부는 뭇하는데, 똑똑하고 착하다.

학교에서 덕선이 같은 아이가 많아져야, 사회가 따뜻해진다. 덕선은 얼굴보다 마음이 훨씬 더 예쁜 아이다.

한편, 이날의 14화 ‘걱정 말아요 그대’ 편에서는 친구의 빚 보증 때문에 월급을 차압 당했던 동일네에 희소식이 찾아왔다. 또,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진주 때문에 걱정하는 선영과 곁에서 위로해주는 무성, 그리고 점점 커지는 무성의 존재가 ‘돌아가신 아빠에게 미안해’ 부담스러워하는 선우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친구의 빚 보증을 잘못 선 탓에 월급 차압을 당하고 있었던 동일네에게 좋은 소식이 생겼다. 동일의 친구가 드디어 빚을 다 갚아 이제 월급 차압에 대한 걱정을 놓을 수 있게 된 것. 일화는 낡은 곤로를 버리고 가스 레인지를 샀고, 덕선이 좋아하는 달걀 후라이를 마음껏 상에 올렸다.

그리고 동일과 일화 부부는 큰 딸 보라에게 “뒷바라지 해 줄 테니, 사법고시를 공부하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선우와의 달콤한 연애에 빠진 보라는 부모님의 제안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만옥의 첫 데이트를 맞은 정봉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종로의 커다란 커피숍&음식점에서 첫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부푼 가슴을 안고 서로를 기다렸지만 엇갈렸다. 하지만 손이 빨개지도록 끈기 있게 기다린 정봉 덕분에 두 사람은 결국 만났고, 정봉은 세차게 뛰는 심장이 병 때문인지, 설렘에 의한 떨림 때문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확인”을 외치고 만옥에게 수줍게 첫 뽀뽀를 했다. 이는 지난 시즌 ‘응답하라 1994’ 빙그레의 ‘확인’ 키스를 패러디 한 것으로 더욱 큰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은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6%, 최고 시청률 17.4%로 또 한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뿐만아니라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가구 / 전국 기준)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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